美 ‘그라운드 제로’ 인근 모스크 세워질 듯… 이슬람 지도자들이 부지 사들여
입력 2010-08-04 18:08
2001년 9·11 테러로 붕괴된 미국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두 블록 떨어진 파크 플레이스에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가 세워질 전망이다.
뉴욕시 랜드마크위원회(기념건축물보존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파크 플레이스에 있는 노후 건물에 대한 랜드마크 지위 부여안을 9대 0으로 부결시켰다고 미국 ABC방송 등이 보도했다.
그동안 이슬람 지도자들은 모스크 건립을 위해 파크 플레이스 45-47의 5층 건물과 부지를 사들였다. 총 1억4000만 달러를 들여 500석 규모의 강당과 기도실, 스포츠 시설, 극장 등이 있는 13층 높이의 이슬람 문화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이들은 맨해튼의 YMCA나 유대인 커뮤니티 센터처럼 종교 간 공존과 관용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대인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재개발 프로젝트를 적극 지지, 건축허가를 내줬다.
테러 희생자 가족과 유대교인들은 모스크 건립을 무산시키기 위해 매입한 부지에 재개발을 할 수 없도록 문화재 지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위원회가 이를 부결시켜 반대운동은 허사가 됐다.
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테러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뉴욕주 지사에 출마할 예정인 릭 라지오는 이번 프로젝트의 자금원 조사를 촉구하는 등 선거 쟁점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