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료봉사 국민일보·굿피플 주최] 산촌마을 ‘1일 병원’에 주민들 북적
입력 2010-08-04 18:11
“먼 곳까지 찾아와 줘 고맙습니다.”
국민일보와 ㈔굿피플이 주최하고 하이마트가 후원하는 제951차 ‘사랑의 의료봉사’가 4일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황둔교회에서 열렸다.
신림면은 원주시에서 승용차로 도심을 빠져나와 중앙고속도로와 88번 지방도를 타고 40분 이상 가야 하는 의료 취약지다. 신림면 구학·금창·성남·송계·신림·용암·황둔 7개 리에는 1700가구 3800명이 살고 있다. 이 마을은 보건소를 제외하곤 의료기관이 없어 지병을 앓으면서도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주민이 적지 않았다.
교회 옆 건물에 마련된 진료소에는 오전 9시4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의료진을 찾는 주민들의 행렬이 꾸준히 이어졌다. 진료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마을 잔치를 연상케 했다. 주민들은 상담을 거쳐 혈액검사, 당뇨·혈압 검사, 골다공증 검사, 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결과에 따라 약 처방까지 받았다.
의료봉사에는 서울 영락교회 의료선교팀이 참여했다. 의사와 간호사, 약사, 물리치료사 등 20명으로 구성된 의료봉사팀은 양방(내과 치과 정형외과)과 한방으로 나눠 주민들을 따뜻하게 맞았다. 영락교회 의료선교팀은 매년 한 차례 34년째 전국을 돌며 진료봉사를 하고 있다.
이순배(80) 할머니는 “인근에 병원이 없어 약값보다 차비가 더 들어간다”며 “촌에 사는 늙은이를 돌봐 주려고 이렇게 먼 곳까지 와 줘 정말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추월(74) 할머니도 “병원에 갈 기회가 없어 건강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아픈 곳이 없다고 해 기분이 아주 좋다”며 “물리치료를 받아서인지 어깨와 허리가 날아갈 듯 시원하다”고 기뻐했다.
신림면은 치악산과 백운산 사이에 있어 전체 면적의 75% 이상이 산지인 전형적인 산촌이다. 많은 주민들이 고된 농사일과 고령으로 인해 허리와 무릎에 관절 질환을 앓고 있다.
황둔리 조종근(55) 이장은 “의료환경이 열악해 주민 대부분이 몸이 아프면 버스를 타고 1시간가량 걸리는 원주로 나가 진료를 받는다”며 “몸에 병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지내는 주민이 많아 안타까웠는데 오늘을 계기로 불안감이 말끔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원주=글·사진 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