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PEF·SPC 설립해 대우건설 단독 인수 추진
입력 2010-08-04 18:09
산업은행이 외부 투자자 모집을 포기하고 대우건설을 단독 인수키로 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우건설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4일 단독으로 사모투자펀드(PEF)와 투자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 PEF를 구성한 뒤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하기로 했던 계획은 보류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3일 대우건설 주가가 계약 금액의 절반 수준인 9990원(종가 기준)까지 폭락하면서 FI 유치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운영자금을 포함한 전체 4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자금 중 PEF로 3조∼3조5000억원을 조성하고, SPC에서 30%(약 1조원)의 차입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PEF는 투자대상 사업을 확정할 때마다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캐피털 콜 방식으로 운영된다. 자금은 일단 산업은행이 전담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 주가가 회복돼 FI가 나타날 경우 PEF에 참여할 수 있겠지만 우선은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PEF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며 “대우건설 인수 구조를 다시 만들고 있어 최종 마무리가 당초 계획했던 이달 말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6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대우건설 인수자금은 3조∼4조원 정도이며 8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단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먼저 인수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대우건설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