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짐승’이 떴다 ‘짐승돌’은 가라… 2AM 조권, 미소녀 외모·섹시 댄스로 인기 폭발

입력 2010-08-04 17:57

요즘 방송 연예가에는 ‘꽃짐승’ 열풍이 매섭다. ‘꽃짐승’은 거친 수컷의 매력을 지닌 ‘짐승돌’과는 달리, 여성스러운 외모에 귀엽고 발랄한 캐릭터를 가진 남자 아이돌을 일컫는다.

‘꽃짐승’의 대표적인 사례는 2AM 조권이다. 지난달 31일 TV는 조권이 대세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MBC ‘세바퀴’에서는 신인 그룹 인피니트의 멤버 이성종이 조권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티아라의 ‘너 때문에 미쳐’ 노래에 맞춰 섹시하고 요염한 춤을 선보였다.

조권을 벤치마킹한 사례는 또 있다. 같은 날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는 10살 꼬마 유찬군이 조권을 따라잡겠다며 현란한 댄스를 선보였다. 호들갑스러운 말투와 귀여운 외모까지 꼭 빼닮은 꼬마는 ‘조권의 후예’를 자처했다.

한편 KBS 2TV ‘연예가 중계’에서 여배우 한은정은 만나보고 싶은 아이돌로 조권을 꼽으며 “너무 귀엽다. 개인적으로 만나서 인사 나누고 싶다”고 팬을 자처했다.

이뿐만 아니다. 조권을 ‘벤치마킹’한 신인 아이돌이 쏟아지는 데서 ‘꽃짐승’의 열풍은 감지된다. 송혜교를 닮은 얼굴과 미성을 자랑하는 이성종 외에도, 고운 턱선과 귀여운 눈웃음이 돋보이는 황광희(제국의 아이들)도 있다. 하이톤의 목소리와 수다스러운 말투가 특징이다. 발랄한 모습으로 20∼30대 여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유인 예능 작가는 “지난해 인기를 끈 짐승돌은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에 잔뜩 무게 잡은 표정 때문에 다가가기가 불편했다. 하지만 꽃짐승들은 여성스러운 얼굴에 귀여운 말투를 갖고 있다. 이들이 던지는 농담은 여자들에게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동성친구 혹은 동생 같은 친근한 느낌이 든다”고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꽃짐승’ 열풍은 성 관념이 변하는 사회 추세에서 비롯된다는 해석도 있다. ‘세바퀴’를 연출한 박현석 MBC PD는 “여자가 여자 같고 남자가 남자다워야 한다는 인식이 많이 깨지고 있다. 또 남자 아이돌은 딱딱하고 카리스마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꽃짐승’은 상반된 매력을 갖고 있다. 일부에서는 상반된 매력이 공존하는 데서 ‘꽃짐승 열풍’의 원인을 찾기도 한다. 부드러운 턱선, 귀여운 눈웃음 등 이들의 얼굴은 여성스럽지만 몸은 탄탄한 근육으로 윤곽이 잡혀있어 남성적 매력도 갖고 있다. 또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과장된 행동과 말투로 사람들을 웃기지만, 무대에서는 애절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격렬하게 춤을 추는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김교석 문화평론가는 “동생처럼 마냥 까불다가도 노래할 때는 보이는 진지한 모습에서 묘한 매력이 나온다. 일상에서는 재미있고 무대에서는 프로이기 때문에 10대 뿐만 아니라 30∼40대 여성에게까지도 인기를 끈다”고 설명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