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 “메시, 출전 불가”→“출전 가능”… 구단 오락가락, 팬들 분노

입력 2010-08-04 17:59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K리그 올스타전이 FC 바르셀로나의 출전 선수를 둘러싼 해프닝으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4일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부회장 명의로 된 보도자료를 통해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3일 기자회견 후 가진 공식 훈련을 통해 간판 리오넬 메시(사진)의 컨디션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그의 경기 출전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아드리아누, 다니 아우베스, 가브리엘 밀리토 등의 출전 시간도 충분히 할애해 한국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저녁 과르디올라 감독이 메시의 몸 상태를 이유로 출전 불가 발언을 한 지 5시간 만에 메시의 출전 불가 입장이 뒤집힌 것이다.

메시가 다시 출전키로 한 표면적인 이유는 주관사 스포츠앤스토리 정태성 대표와 이준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바르셀로나 이사진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 내 여론 악화를 이유로 바르셀로나측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메시가 30분 이상 뛰어야 한다는 계약 조항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시가 출전 시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 40만 유로(약 6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불참에 이어 메시를 둘러싼 해프닝이 발생한 데는 우선 바르셀로나 구단에 책임이 있다. 지난 5월 당시 호안 올리베르 바르셀로나 사장이 방한해 “월드컵에 뛰었던 선수들이 모두 참여해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남아공월드컵 스페인 우승 주역 선수들이 방한하지 않은 데 이어 ‘간판스타’ 메시 마저 출전 불가 발언이 나오며 화를 자초했다.

경기 주관사와 프로축구연맹의 안이한 경기 준비도 문제를 키웠다. 월드컵이라는 변수가 있었고, 유럽 구단들이 시즌 전 한 달 정도 선수들에 대한 휴가를 보장하는 상황에서 바르셀로나측과의 사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올스타전 계약 후인 6월 말 바르셀로나 이사진이 대거 교체된 점도 이번 사건의 단초를 제공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