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현 상태의 한·미 FTA 통과 안시켜”
입력 2010-08-04 18:2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현 상태로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FTA에 대한 질문을 받고 “쌍방간의 교역이 미국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규약(rules)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지금 존재하는 FTA 조항을 통과시키는 게 아니라, 올 가을 방한 전 자동차와 쇠고기 산업이 납득할 만한 협정을 내놓겠다고 대통령이 약속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4일 미국 산별노조총연맹(AFL-CIO) 모임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 단체는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미 FTA에 엄격한 노동조건 관련 조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특히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FTA가 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한·미 FTA 쟁점사항 보완을 위한 협상에서 한·미 간 자동차 교역 역조 시정과 관세인하 조항 시행을 연계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미국의 통상전문지 인사이드트레이드월드에 따르면 UAW는 지난달 29일 상·하원에 서한을 보내 한·미 FTA가 공정성과 형평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FTA 시행으로 자동차 수입이 급증할 경우 새로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분쟁해결 절차를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서한에 담았다. 특히 한국의 비(非)관세장벽 문제에 대처하는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UAW는 주장했다.
한편 미국 연방하원의원 101명은 한·미 FTA 비준을 추진키로 한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서한은 의회 내 한·미 FTA 워킹그룹의 공동의장인 애덤 스미스(민주당·워싱턴) 의원과 데이브 라이커트(공화당·워싱턴) 의원 주도로 작성됐고, 민주당 소속 50명, 공화당 소속 51명이 서명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