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총회 주제 ‘이제 생명을 택하여라!’ 제안

입력 2010-08-04 17:27

2013년 부산에서 열릴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주제로 한국 회원 교회들이 ‘이제 생명을 택하여라!(Now Choose Life!)’라는 신명기 30장 19절 말씀을 제안하기로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앙과직제위원회는 WCC의 한국 회원 교단(예장통합·기감·기장·성공회)을 비롯한 교계 목회자 및 신학자, 성도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토론과 회의 등을 거쳐 이 말씀을 주제 문장으로 정했다고 4일 밝혔다.

위원회가 공개한 A4 용지 8쪽 분량의 ‘2013년 제10차 WCC 부산 총회 주제 제안서’는 이 말씀을 “40년간의 광야생활 후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너기 전 하나님께서 호렙산에서 주신 언약에 덧붙여서 모압 땅에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과 다시 세우신 언약”이라며 “이는 (지금)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21세기를 전쟁과 폭력, 경제적 양극화, 생태계 파괴, 종교 간 갈등과 충돌, 세대·문화 간 단절, 영적 혼돈 등 인간의 탐욕으로 말미암은 위기로 가득 찬 시대라고 정의한 뒤 “이러한 시대 앞에서 하나님께서는 다시금 생명의 길을 내놓으셨다”며 “이제 죽음과 파멸의 길에서 떠나 생명과 번영과 축복의 길로 나아가라고 명령하신다”고 해설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이 주제에는 ‘생명·평화·치유의 삼위일체 하나님’의 의미가 녹아 있다. 지난달까지 총회의 주제 방향으로 알려졌던 ‘삼위일체 하나님’의 방향이 유효한 것이다. 제안서는 삼위일체를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새 창조의 성령’(엡 1:23·롬 15:13) ‘분단의 담을 허무시는 평화의 그리스도’(엡 2:14·고후 5:18∼19) ‘창조세계를 돌보시는 생명의 하나님’(사 27:3·눅 12:27∼28)으로 풀어 설명하며 “오늘날 지구 공동체가 처한 총체적인 생명의 위기 앞에서 2013년 WCC의 제10차 부산 총회가 바로 이렇게 생명을 창조하시고 화해시키시며 완성하시는 삼위 하나님의 신비한 구원의 경륜을 새롭게 발견하는 총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전한다.

신앙과직제위원인 심광섭 감리회신학대학교 교수는 “삼위일체론이 그 자체로 너무 교리적이라는 의견이 있어 삼위일체 하나님의 특성을 모두 대변하면서도 생동감 있고 역동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생명’을 키워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안서는 15일 이전까지 WCC 총회에 전달, 다음달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실행위원회부터 시작되는 주제 선정 작업에 활용된다. 한편 한국 회원 교단들은 당초 이 실행위원회 전까지 한국 측 준비위원회를 꾸려 정식 가동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현재까지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