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제, 계급제로 변질 낡은 옷 벗어야”… 이재철 목사 설교집 ‘사도행전 속으로’에서 한국교회 개혁 부르짖어

입력 2010-08-04 17:33


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61) 목사가 설교집 ‘사도행전 속으로’(홍성사)를 출간했다. ‘요한과 더불어’ 이후 6년 만이다. 2005년 7월 10일 담임목사 취임 직후부터 2006년 3월 12일까지 100주년기념교회 주일예배에서 했던 설교를 엮은 것이다. 설교 본문은 사도행전 1∼2장이다.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이었던 초대 교회의 신앙으로 한국교회의 모습을 성찰하려 했던 이 목사의 의지가 묻어난다. 개혁적인 목소리가 짙게 묻어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크리스천이란 교회의 주어이신 주님의 동사가 되기 위해 예배당 안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예배당 밖 일상에서도 자신의 손과 발을,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어 드린 사람이다. 교회는 오직 주님께서 주어되실 때에만 참된 교회일 수 있다.”

한국교회의 내일을 알려주는 주일학교와 청년 예배에 대해 이 목사는 “교회 학교의 대부분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흥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로그램의 중심과 무게가 하나님에게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아이들의 재미에 집중돼 있다”며 “그 결과 예배가 절대자이신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인 굴복의 시간이라는 가장 중요한 신앙 훈련이 결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직분제에 대해서는 계급제도로 변질됐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120년 전 미국에서 건너온 장로제도가 한국의 가부장적 제도와 접목되면서 철저한 계급제도로 변질됐다는 것. 이 목사는 “세계 개신교회 중에서 한국교회만 유독 시대착오적이며 용도 폐기해야 했을 낡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며 “오늘날 한국 개신교회의 모든 문제는 따지고 보면, 봉사를 위한 직분이 수직화되고 계급화된 이 낡은 옷에서 초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직적이고 계급화된 인간관계에서는 참된 사랑이나 봉사가 불가능하고,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사람 수가 아무리 많아도 참된 교회를 이룰 수 없다”며 “한국교회 개혁의 궁극적 목표도 교회의 수직적 인간관계와 그릇된 계급제도를 극복하고 새로운 옷을 입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