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롤리 차관보 “北 위폐제작 직접 관여”
입력 2010-08-03 18:48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는 북한의 불법 활동 중 위조지폐 제조를 강력히 단속할 방침이다.
북한 지도부를 극심한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던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는 미 재무부의 위폐 단속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위폐 단속이 어떤 방식으로 북한을 죄어들어갈지 주목된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위폐 제작과 관련한 명확한 증거를 묻자 “북한이 돈을 벌기 위해 위폐 제조에 직접 관련돼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북한의 우려되는 정책(불법 활동)과 직접 관련되는 개인 및 기관들에 대해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면서 “조만간 더 구체적인 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가 위폐 제조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북한이 직접 관련돼 있다”고 분명하게 강조함으로써 향후 행정명령을 통한 대북 제재의 초점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을 방문(2∼3일)했던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도 위폐 제조 등 북한의 불법 활동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부는 지난 3월 1일 발표한 ‘연례 국제 마약통제 보고서’에서 “북한의 슈퍼노트(100달러 위폐)가 2008년과 2009년 한국의 부산에서 대량 압수되고,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적발되는 등 미국과 다른 여러 나라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었다. 2008년 한국 경찰은 국내로 밀반입되려던 9094장의 슈퍼노트를 적발했다. 미 재무부는 이 슈퍼노트 위조에 북한이 개입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이 세계 43개국 은행에 단체나 개인 명의로 예치한 금액은 모두 6700만 달러(2010년 3월 기준)라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