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사람 살피며 주변 정리하는 정 총리… 여직원 40여명과 함께 점심
입력 2010-08-03 22:08
정운찬 국무총리가 하향식 소통으로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정 총리는 3일 정부중앙청사 구내식당에서 총리실 실무관급 여직원 40여명과 점심을 함께 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만들 때 여직원들이 밤늦게 일하느라 동상에 걸렸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여직원들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을 칭찬하고 격려할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에 준비했다”며 정 총리에게 고래 그림이 그려진 넥타이를 선물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정 총리는 지난달 29일 사의를 표명한 직후 운전원, 총리공관 직원 등 ‘음지’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오찬을 했었다.
여직원 오찬에 앞서 정 총리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공무원 개개인은 열심히 일하지만 정부 조직이 100% 스마트하게 일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행정부가 조금 더 미래지향성을 갖추고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총리는 인구 등에 비춰 공무원 수가 적다고 지적한 뒤 공무원 임용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고, 청와대 과학기술수석을 상근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정 총리는 10일 전후로 예상되는 개각 발표 전까지 공식일정을 최소화하는 대신 지인이나 고마움을 표시할 사람들과 약속을 많이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말에는 삼청동 주민들을 총리공관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총리로서의 마지막 일정은 9일 예정된 대통령 내외와의 만찬이 될 전망이다. 정 총리 측근은 “총리가 총리실 국장들보다는 운전원 등 아랫사람들과 식사를 하길 원했다”며 “사임 이후 계획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