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외환은행 대출금 추가 상환

입력 2010-08-03 21:29

현대그룹이 외환은행 대출금을 추가 상환해 외환은행과의 거래가 끝났다고 3일 밝혔다.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거부하며 주채권 은행 변경을 요구해온 현대그룹은 이로써 외환은행이 주채권 은행으로서 지위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12월이 만기인 외환은행 차입금 350억원을 지난달 30일 조기 상환했다.

앞서 같은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지난 6월 28일 외환은행 대출금 400억원을 미리 갚았다. 이로써 현대그룹은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환은행 차입금 750억원을 모두 갚았다.

현대그룹이 갚아야 할 외환은행 차입금은 외환은행 등 7개 금융기관의 신디케이트론 형식으로 빌린 선박금융 700여억원, 내년 1분기 만기가 오는 외화운영 차입금 일부 200여억원만 남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외환은행에 상환 가능한 차입금은 모두 갚았다”며 “신디케이트론은 외환은행에 단독 상환이 불가능하고 외화운영 차입금은 얼마 되지 않아 그룹과 외환은행의 거래는 사실상 끝났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거듭 외환은행이 주채권 은행의 지위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은 새로운 주채권 은행으로부터 2010년 상반기 실적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재무구조에 대해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주장에 대해 외환은행은 “신디케이트론과 외화대출(약 200억원) 등 채무가 엄연히 살아 있는 상황에서 주채권 은행을 변경해 달라는 요구는 무리”라고 일축했다.

외환은행은 현대그룹이 조기 상환했다는 차입금 350억원도 한도성 여신(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한도가 살아 있기 때문에 거래관계를 종료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세욱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