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상패권 의지 포기해야”… 中 양이 해군 소장 주장

입력 2010-08-03 18:28

중국 해군 소장(한국의 준장)이 미국에 대해 냉전적 사고와 해상 패권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중국의 대양해군을 인정하고 상호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국방대학 전략연구소 소장인 양이(楊毅) 해군 소장은 3일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군사력은 필연적으로 발전해 강대해질 수밖에 없고, 대양(大洋)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양 소장은 “중·미 관계가 순조롭게 발전할 수 있는 관건은 양국이 어떻게 해상에서 충돌을 피하느냐”라면서 “이는 미국의 전략 방향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냉전적 사고와 전통적 해상 이념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중국 해군력의 발전을 도전과 위협으로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해군력 발전은 국가이익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세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 번영에도 공헌할 것”이라며 “미국은 어떤 ‘섬들의 고리’로도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여기서 섬들의 고리는 최근 남중국해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대만과 남중국해를 잇는 섬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 소장은 “중국은 지역 해상패권은 물론 전 세계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제로섬(zero sum)’으로 보지 말고 협력을 강화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 육군의 잇단 해상·지상 군사훈련에 이어 이번에는 공군이 주력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이 시작됐다. 인민해방군은 3일 허난(河南)성과 산둥(山東)성 두 곳에서 병력 1만여명이 참여하는 방공훈련인 ‘전위(前衛)-2010’ 훈련을 개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훈련에는 각종 정찰기와 전투기, 헬리콥터 등이 총동원되며 7일까지 계속된다.

중국 당국은 이번 훈련이 연례적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끝난 한·미 동·서해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대응 및 자위력 과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란 분석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