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생보사 “아! 영악한 투자자 어쩌나…”
입력 2010-08-03 18:13
생명보험 업계가 변액보험 약관대출을 통해 배불리는 ‘영악한’ 투자자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로 펀드를 만든 후 주식 등에 투자해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상품. 약관대출은 지금껏 낸 보험료 중 일부를 고객이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일부 생보사들은 변액보험의 약관대출 기준을 바꾸려하고 있다. 변액보험 펀드의 환매 기준일이 대출 신청일 하루 전으로 돼 있어 이를 이용한 고객은 아무런 위험 없이 상당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했을 경우 즉시 대출을 신청하면 고객 돈이 펀드에서 빠져나오기 때문에 급락으로 인한 손실을 피할 수 있다. 고객은 이 돈을 갖고 있다가 주가가 크게 오르는 날 다시 집어넣으면 급등으로 인한 수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강남에서는 변액보험을 웃돈 주고 사들인 투자자도 생기는 등 과열현상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일부 생보사들은 안정적인 펀드 운용을 위해 대출기준을 강화키로 한 것. 미래에셋생명은 지금껏 무제한이었던 2008년 5월 이전 변액보험상품의 대출 가능 횟수를 월 2회로 줄이고 규모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ING생명과 대한생명도 일부 변액보험상품의 대출 횟수를 대폭 줄이는 것을 고려 중이다. 미래에셋생명과 ING생명의 경우 500∼1000명의 투자자들이 단타 대출에 맛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생명은 변액보험 웃돈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3일부터 계약자 대상을 친인척으로 한정했다.
하지만 일부 가입자들은 “변액보험을 판매할 때는 현재의 대출조건을 강조하면서 투자자를 끌어오더니 이제 와서 입장을 바꾸느냐”고 비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의 대출기준 변경이 부당하다며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