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양보 못해!”… 2위 기업들 무서운 추격
입력 2010-08-03 18:14
2위 기업들의 선두 추격이 맹렬하다. 1, 2위 간 박빙 승부는 특정 업종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유통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쇼핑의 싸움은 올해도 치열하다. 신세계는 2008년 매출에서 롯데쇼핑에 뒤진 뒤 대대적인 반격으로 지난해 역전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신세계는 6조99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롯데쇼핑(6조6072억원)을 눌렀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롯데쇼핑이 5903억원으로 신세계(4982억원)를 앞섰다. 롯데쇼핑은 GS리테일로부터 인수한 GS마트 14개 점포를 지난 6월부터 롯데마트로 편입시킨 데다 연내 마트 7개 점포와 백화점 2곳을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어서 하반기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홈쇼핑 맞수 대결도 비슷하다. GS홈쇼핑은 올 상반기 3810억원의 매출을 올려 CJ오쇼핑(3362억원)을 따돌렸다. 그러나 CJ오쇼핑은 영업이익 602억원을 기록, GS홈쇼핑(557억원)을 제쳤다. 국내 사업에 강한 GS홈쇼핑이 외형에서 앞선 반면, CJ오쇼핑은 해외 사업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실속을 챙긴 것이다.
자동차 내수시장에선 기아차가 현대차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연초 50%에 달하던 현대차 점유율은 지난달 40.9%로 떨어진 반면, 기아차 점유율은 28.5%에서 37.6%로 수직 상승했다. K5, K7, 스포티지R 등 신차들이 잘 나간 덕분이다. 기아차는 상용차를 제외할 경우 사실상 내수 1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정유 1위 SK에너지는 지난해 석유제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4% 줄었지만, 2위 GS칼텍스의 판매량은 0.2% 늘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SK에너지가 27.1%, GS칼텍스가 24.6%로 양사 격차가 2.5%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LCD 분야에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중이다. 지난 1분기엔 LG디스플레이가 영업이익과 이익률 면에서 삼성전자를 크게 앞섰지만, 2분기엔 삼성전자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LG디스플레이를 눌렀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 11.3%, LG디스플레이 11.2%로 백중세를 나타냈다.
이동통신시장에서 부동의 1위로 군림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올 들어 스마트폰 분야에서 아이폰을 앞세운 KT에 많이 따라잡혔다. 최근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S’를 60만대나 팔아 선두 업체로서의 위신을 회복했지만 KT가 오는 9월 아이폰4를 내놓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인터넷 포털 업계에선 NHN 네이버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70%를 넘던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지난해 말부터 60%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말 기준 63%를 기록했다. 반면 2위 다음은 10% 중반이던 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려 7월 현재 21.8%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은 2분기 매출이 역대 최대인 87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16.2% 늘어난 249억원을 기록했다. 다음은 연간 매출 목표를 당초 3350억원에서 34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