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입주도 못해보고… LH, 완공안된 사옥까지 매물로

입력 2010-08-03 22:11


재정난을 겪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입주하지도 않은 신축 사옥까지 매각을 추진하는 등 자구노력에 나섰다. 특히 이들 사옥이 최고 1000억원을 넘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지방자치단체들의 ‘호화청사’와 같은 ‘호화사옥’을 무리하게 지었다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LH는 인천 논현동 인천본부 새 사옥과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본부 새 사옥 등 2개 건물의 매각 공고를 냈다고 3일 밝혔다. 매각 예정가는 각각 1152억원과 611억원이다.

전북사옥은 5월 준공됐으나 아직 입주하지 않은 새 건물이고, 인천사옥은 10월 준공 예정이다.

이에 LH가 심한 재정난 속에서도 살림살이는 외면한 채 호화사옥을 지었다가 부채만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사옥은 1만3960㎡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2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연면적 5만2533㎡다. 같은 층수로 세워진 전북사옥도 대지 6162㎡에 연면적 3만785㎡다.

각 지역본부 측은 당초 건물의 2∼5개 층은 일반에 임대하고 나머지는 사무실을 비롯해 실내체육관, 동호회실, 체력단련실, 사우나실, 취미실, 탁구실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는 데다 지방 이전이 예정된 공기업의 사옥들이 조만간 매물로 쏟아질 예정이어서 매각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정부가 팔기로 확정한 공기업 부지는 우정사업정보센터 등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5곳을 포함해 13개 부지로 감정평가액 1조216억원에 이른다. 내년에는 26개 부지, 2012년엔 25개 부지가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LH는 통합 전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때 썼던 옛 사옥들도 매각하려 하고 했으나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사옥은 본사(4014억원)를 비롯해 전남(455억원), 경기도(261억원) 등 모두 10개 건물에 전체 가격만 5452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공개입찰에 실패, 현재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협상 중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