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한국 성경강해 데이비드 니링기에 목사
입력 2010-08-03 09:35
[미션라이프] “어떤 형태의 선교라 할지라도 그것이 정당한 선교가 되려면 하나님의 선교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교회가 선교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선교의 하나님이 교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선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 선교의 개념입니다.”
22년 선교한국대회 역사상 첫 아프리카 출신 성경강해 주강사로 내한한 데이비드 자크 니링기에 목사는 3일 선교한국대회 첫 성경강해 시간에 “하나님의 선교에서 우리 자리를 찾으라”고 도전했다.
니링기에 목사는 “흔히 선교를 강조하면서 인용하는 구절이 많다”며 “중요한 것은 이런 구절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구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교단과 신학적 전통을 드러낸다”며 “하나님의 선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 전체의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복음주의교회는 사도행전 1장 8절과 마태복음 28장을 강조하면서 ‘땅끝 선교’를 강조한다. 오순절 계통의 교회는 이적과 표적을 동반한 지상명령 구절을 언급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도하는 선교의 양상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복음서와 사도행전 등에서 나타나는 선교 관련 구절을 종합해야 한다.
니링기에 목사는 통합 구절로 요한복음 20장을 언급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20:21)는 말씀이 ‘하나님의 선교’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선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으로부터 비롯된 하나님의 선교로 먼저 돌아가야 한다”며 “이를 무시하고 일부분의 구절만 읽으면 전혀 다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서 제자 삼으라(마 28:19)는 구절로 선교를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 구절은 문법적으로 ‘가라’에 강조점이 있다기보다 흩어져 가는 과정에서 제자삼는 것을 더 강조합니다. 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제는 가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오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께서 먼저 제자들을 초청하셨기 때문입니다. 선교를 위해 우리는 복음서(마태복음)의 마지막 장이 아니라 첫 장으로 가야 합니다. 문제는 이 예수의 초청을 무시한 채 ‘우리가 가서 제자삼자’, ‘가서 그들을 바꾸자’. ‘온 세상을 뒤집어 놓자’고만 강조합니다. 예수의 초청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오라, 오라, 오라! 이것이 예수님 선교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복음서의 담론 전체가 예수의 선교를 말하고 있고 그의 미션은 하나님 나라를 증거합니다.”
그는 “선교란 하나님 나라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하나님 왕국 표현의 절정은 십자가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자 베드로의 예를 들며 선교의 시작이 되셨던 예수에 대해 깊이 알아갈 것을 주문했다. 성경을 읽을 때도 질문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들은 ‘예수가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베드로는 계속 질문합니다. 폭풍까지도 멈추게 하신 예수, 자신들의 발을 몸소 씻기신 예수, 말고의 귀를 잘랐더니 다시 붙여주신 예수를 보고 질문했습니다. 우리도 질문 없이 성경을 읽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서 예수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 풍토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예수를 알지 못하고서는 선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 기독교의 비극은 우리가 하나님을, 우리가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의 사랑에 대해 무지합니다. 우리가 그를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더 알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형제들이여, 예수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와서 따르라는 것입니다. 왜 그를 따릅니까. 그를 더 알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그의 사랑을 경험해야 합니다.”
니링기에 목사는 5년 전 미국의 한 식당에 갔던 얘기를 마지막으로 꺼냈다. 냅킨에는 'It' all about me'(나에 관한 모든 것이다)가 적혀있었는데 이 구절에서 현대 기독교의 비극을 봤다고 고백했다.
“비극은 이것입니다. 모든 것이 나를 위한 것이란 착각입니다. 아닙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에 대한 것(It's all about God)입니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에게 모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모든 것 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오라고 부르십니다. 그 초청에 응하고 따라야 합니다. 그의 나라 안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해야 합니다.”
‘하나님 주권과 선교’를 주제로 성경강해를 맡은 니링기에 목사는 아프리카 교회가 21세기 선교의 중심축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동안 선교한국대회 주강사가 서구 출신 선교사와 목회자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성경 해석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링기에 목사는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과 유럽 교회와 협력하는 ‘교회선교회(CMS·Church Missions Society)’의 아프리카 지역 책임자를 지냈고 미국 어바나선교대회, 유럽 미션네트 선교대회 등에서 성경강해 강사로 참여했다. 우간다 대학에서 물리학과 교육학을 전공했고 미국 휘튼대학원에서 석사학위(조직신학)를,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박사학위(신학, 선교역사)를 받았다.
니링기에 목사의 강점은 하나님 주권 사상이다. 헌신은 시혜(施惠)가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 주권 앞에서의 순종이라는 점이다. 또 윤리적, 상황적, 종교적 틀을 탈피해 복음을 통한 선교 메시지를 강조한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