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명사 추천 ‘피서지에서 볼 만한 책’

입력 2010-08-03 20:46


성인 10명 중 3명은 1년 동안 1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연초 발표한 ‘2009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 동안 한 권 이상 책을 읽은 비율이 성인은 71.7%, 학생은 93.7%였다. 또 연평균 독서량은 성인 10.9권, 학생 16권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독서량은 전년의 11.9권보다 1.0권 감소했다.

그렇다면 기독교인들의 독서실태는 어떠할까. 따로 조사한 내역은 없으나 딱히, 전체 일반인들이 보여주는 실태와 다를 바 없다는 게 기독출판 전문가들 얘기다. 기독교 서적뿐만 아니라 일반 서적을 통해 영성과 신앙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시각을 키워야 하는 크리스천들에게 아쉬운 대목이라는 것.

행복한독서치유학교 김영아 교장은 기독인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사회의 환경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매체의 발달, 컴퓨터 문화의 용이한 접근성, 전체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우선 행동하기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깊은 사유와 성찰의 정신문화보다 물질문화가 강조되는 풍토가 책과 멀어지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 전체 분위기에 편승한 물질문화에 길들여지다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뜻을 분별하지 못하고 주님의 음성을 이해하지 못하며 제대로 된 해석을 할 정신적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성서가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듯 기독교는 책과 떼려야 뗄 수 없다. 기독교문화 칼럼니스트 이남윤 목사는 “성경을 바탕으로 그 속에 담긴 주님의 의도를 발견하고 적용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이 책을 먹으라’의 크리스천 작가 유진 피터슨도 신앙성장을 위해서 ‘읽기(read)’ ‘생각하기(think)’ ‘기도하기(pray)’ ‘살기(live)’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므로 모든 성장의 기초는 ‘읽기’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기독인이 특히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휴가철인 요즘 기독 명사들이 추천하는 책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책을 하루에 한 권밖에 읽지 못해 늘 아쉽다”는 말로 놀라운 독서력을 피력한 ‘월간목회’ 발행인 박종구 목사는 ‘바벨탑에 갇힌 복음’(행크 해네그래프)을 추천했다. 이 책은 바른 기독교 물질관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부와 건강만을 추구하는 신앙은 복음과 상관이 없음을 강조한다. 일부 교회와 지도자 그리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들의 빗나간 축복관을 성서와 역사, 그리고 신학적 근거를 예시하면서 진술해 가고 있다. 오늘의 한국교회 크리스천들에게 거대 담론을 던져주는 내용이다.

성도와 소통하기 위해 독서를 한다는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는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제시했다. ‘하나님이 계셔야 하는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된 책으로 신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유진 피터슨,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도 추천했다.

소설가 김성일 장로는 신앙의 비밀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오두막’(윌리엄 폴 영)을 권했다. 납치범에게 딸을 잃은 주인공이 오두막에서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을 만나는 이야기다. ‘한국 신화의 비밀’(조철수)은 우리의 신화를 중동 지역 신화와 비교한다. 한국을 기독교적으로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될 만한 책이라고 추천한다.

황수관 연세대 외래교수는 ‘죽은 의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Dead Doctor Don’t Lie!)’를 소개했다. 의사며 수의사이기도 한 조엘 웰렉의 저서로 그는 죽은 동물과 죽은 사람 수천구를 해부해 발견한 결과를 담았다.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우리 인체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90여 가지의 영양소를 신앙적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다.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씨는 ‘내가 노래하듯이 또 내가 얘기하듯이’를 감동적으로 보았다고 전한다. ‘소원’이라는 곡으로 유명한 ‘꿈이 있는 자유’의 멤버인 한웅재 목사의 책이다. 딱딱한 설교집을 떠올릴지 모르나 이 책은 새벽묵상 중에 쓴 시와 같은 기도, 보석보다 빛나는 일상을 놓치지 않은 수필이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그림이 아주 소박하지만 멋스럽게 담겨 있다. 책과 함께 들어 있는 한 목사의 노래 CD도 지친 머리와 귀에 아주 좋은 휴식을 시원한 선풍기바람처럼 전해줄 것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