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팬 우롱하는 FC 바르셀로나… 메시 K리그 올스타전 안 뛸 수도
입력 2010-08-04 00:46
반쪽짜리 팀이 다시 반쪽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페인 축구 대표 선수들이 빠지며 국내 팬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줬던 FC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출전 불가” 입장을 밝혀 다시 한번 국내 팬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0기자회견’에서 “메시는 훈련만 한다. 경기는 뛰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이어 “메시와 다니 아우베스는 프리시즌 훈련에 이제 막 합류했고, 오늘 첫 훈련을 소화했다”며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해 불가피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은 경기를 주관한 스포츠 마케팅사 스포츠앤스토리와 한국프로축구연맹과의 공감대 없이 나온 발언이라 현장에 있던 기자들뿐만 아니라 경기 관계자들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에 재차 메시의 출전 여부를 물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의 대답은 같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메시는 지난 시즌 약 60경기를 치렀다. 휴가를 보낸 뒤 프리시즌을 맞아 훈련 첫날만 진행한 상태다.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고 체중도 1~2㎏정도 늘었다”며 부상을 우려했다.
이에 올스타전을 추진했던 정태성 스포츠앤스토리 대표는 “감독의 사견이다. 계약서상 메시가 최소 30분 이상 뛰도록 돼있고 그 부분에 큰 위약금이 걸려 있다”며 “임원진을 만나 설득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FC 바르셀로나는 당초 비야, 사비, 이니에스타, 푸욜 등 8명의 스페인 대표팀이 이번 올스타전에 불참하면서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현역 최고 공격수 중 한명인 메시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다니 아우베스(브라질) 등이 방한해 K리그 올스타들과 일전을 펼치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하지만 메시와 다니마저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K리그 올스타팀이 대다수가 유소년 선수로 구성된 FC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는 모양새가 됐다. 이번 경기 입장료는 1등석이 11만원이고 가장 싼 4등석이 5만5000원으로 고가여서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FC 바르셀로나 2군팀의 경기를 보게 됐다.
특히 이번 올스타전을 위해 당초 계획돼있던 FC 서울과 제주유나이티드의 정규리그 일정마저 조정했던 K리그로서는 굴욕적인 처사를 당하게 됐다.
이에 따라 주최측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메시가 경기에 출전한다고 해도 비판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나온 상황에서 메시가 형식적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후 계약서에 명시된 시간만 채우고 교체될 경우 또 한번 국내 팬들을 우롱했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