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오징어·꽁치 안잡힌다… 이상 저온 냉수대가 원인

입력 2010-08-03 21:59

동해안 냉수대의 영향으로 매년 여름이면 떼를 지어 동해안을 찾던 오징어와 꽁치가 급감했다. 이들 어종을 먹잇감으로 하는 고래도 자취를 감췄다.

3일 강원도환동해출장소에 따르면 동해안 대표어종 오징어는 올 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3778t이 잡혀 지난해 같은 기간 6366t의 59% 수준에 머물고 있다. 꽁치는 전년동기 1673t의 33% 수준인 563t의 어획량을 보이고 있다.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고래도 사라졌다. 올 들어 혼획된 밍크고래는 지난 1월 동해항 인근에서 조업 중 그물에 걸린 1마리가 전부다. 지난해 전국에서 혼획된 밍크고래 87마리 가운데 34마리가 강원도 동해안 앞바다에서 잡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안에 종종 나타나던 흑범고래, 수염고래, 참돌고래도 종적을 감췄다.

동해안 대표어종들이 자취를 감춘 것은 냉수대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연안관측 표면수온은 19.9∼23.1도로 평년에 비해 0.7∼2.6도 가량 낮다. 특히 동해 해역은 평균 13.5도로 매우 낮은 온도를 보이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의 이상저온현상은 1월부터 4월까지 지속된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이달 들어 또 다시 시작됐다. 냉수대 발생에 따른 어종의 이동은 고래의 움직임에서 나타난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지난 5월부터 두 달간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조사한 결과, 강원도 동해안에서는 속초 앞바다에서 밍크고래 1마리와 까치돌고래 10마리가 발견됐다.

어획량 급감에 따라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 지역의 오징어 위판금액은 올들어 지금까지 168억3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9억8200만원에 비해 61억4900만원 감소했다. 꽁치도 전년동기 19억8700만원보다 7억3300만원이 줄어든 12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강릉=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