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일방적 사업추진으로 자치구 재정 악화”
입력 2010-08-03 22:36
서울시 구청장들이 시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으로 자치구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집단 성토에 나섰다.
구청장들은 시 예산에 자치구가 돈을 보태 사업을 진행하는 ‘매칭 펀드’ 사업에서 자치구가 부담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어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의회 의장단과 25개 자치구 구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관련해 서울시는 물을 인공적으로 흐르도록 하는 비용을 자치구에 떠넘기고 있다”며 “자치구에서 먼저 시작한 사업이 아닌데도 연간 5억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자치구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 서울거리 조성’ 등 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일부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양화로 쪽에 르네상스사업으로 30억원짜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보도블록 교체”라며 “이러한 사업을 벌일 때 최소한 자치구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내년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64억원 뿐”이라며 “자치구 재정 상황에 대해 서울시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치구별로 합리적인 수준인지 따져보겠지만 예산 부담 비율은 시와 자치구가 협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무상급식과 관련, “7억6000만원을 투입해 올해 10월부터 관내 24개 공립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범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