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교단 총회 본부 구조조정 논란… “방만 운영에 대한 불신감” vs “현실 모르는 꼬리자르기”
입력 2010-08-03 17:27
9월 교단 총회를 앞두고 일부 총회 본부가 구조조정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교단별로 구조조정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것은 ‘총회본부가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불신감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총회 본부는 어떤 곳?=총회본부는 전국 교회가 안정적으로 복음 전파를 할 수 있도록 정책·행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서비스 조직이다. 연합 사업은 물론 역사기념관 건립, 교단 홍보처럼 개 교회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처리한다.
총회 본부는 보통 1년 교회 경상비의 1∼5%에 해당되는 총회비나 세례교인 헌금, 상회비, 출판수입 등으로 운영된다. 예장 합동 총회본부의 경우 1년 예산은 90억원이며, 기감 70억원, 기성 90억원, 기침 21억원 규모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결과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교단 내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인력 재배치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예장 합동은 총회산하기관 구조조정처리위원회를 열고 총회본부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6국 체제에서 1실5국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인데 기획실을 신설한 게 핵심이다. 구조조정처리위원회 임은하 위원장은 “기획실은 총회본부는 물론 총신대, 기독신문, 총회세계선교회 등 총회 업무 전반을 관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직원 채용 시 공개채용이 아닌 인맥을 통해 들어오는 예가 많다 보니 전문성이 결여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예장 통합처럼 전문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구조조정이 시급한데 이번 결정이 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구조조정?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반면 총회본부 직원들은 과중한 업무 현실도 모르고 ‘꼬리 자르기식’ 구조조정을 시도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교단 관계자는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인원으로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는 현실에서 구조조정 논의는 직원들의 사기만 꺾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단 관계자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수를 두지 않고 중복 업무를 단순화한다면 반대할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7년간 기성 총무를 역임했던 최희범 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는 “비효율적이라는 지적과 달리 막상 안에 들어와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다만 총회 조직이 시대적 변화에 발 빠르게 변해야 한다는 말에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