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한국 2010대회 개막, “왕 노릇 말고 십자가를 지라”

입력 2010-08-03 20:42


“오늘의 기독교는 종노릇 대신 왕 노릇 하려는 것 때문에 욕먹고 있다. 선교는 액션이 아니라 태도다. 십자군적 접근 대신 십자가를 지라.”(이동원 목사)

“우리의 선교는 하나님의 선교에서 출발해야 한다. 교회가 선교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의 하나님이 교회를 주도하신다. 지금까지의 선교가 가는 것을 강조했다면 이젠 오는 것을 말해야 한다. 와서 나를 따르라는 그 음성에 순종해야 한다.”(데이비드 자크 니링기에 목사)

성경이 말하는 선교의 의미가 재해석되고 선교 방식에 대한 반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청년 선교 집회인 ‘선교한국 2010대회’에서다. 주강사들은 작심한 듯 성숙한 선교를 위한 도전적 질문을 던지며 ‘선교하시는 하나님’을 증거했다. 청년들은 말씀 앞에서 “아멘”과 박수로 화답하며 귀를 기울였다.

2일 저녁 경기도 안산시 사동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에서 개막된 제12회 선교한국대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3000여명의 일반 참가자와 360명의 멘토, 선교사 및 선교사역자로 구성된 220명의 강사진, 51개 선교단체 관계자 500명, 중보기도단을 비롯한 대회 운영진 500명 등이 함께 어우러졌다.

예수제자운동(JDM)이 주관하는 대회는 ‘그러므로 너희는’을 주제로 진행된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우간다 출신 성공회 주교인 데이비드 자크 니링기에 목사가 성경강해 시간을 인도하는 것을 비롯해 39개 영역별로 주제 강의가 진행된다.

소그룹 활동과 개인 상담도 마련돼 선교 비전을 구체적으로 형성하는 시간도 갖는다. 멘토 시스템을 가동, 현장 선교사들이 참가자들과 직접 만나 조언한다.

저녁집회에는 선교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와 직접적인 선교 도전을 던진다. 김용의 신갈렙 이용주 유병국 정민영 손창남 김병선 선교사 등이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선교사로 헌신할 것을 주문한다.

한국대학생선교회 간사 이성재(31)씨는 “한국에 160여개나 되는 선교단체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다양한 색깔과 영역에서 선교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생 조수민(21)씨는 “대회를 통해 선교의 비전을 발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외국인들의 참가는 올해도 이어져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10여개국에서 25명이 참가했다. 유학생과 선교 관계자인 이들은 소그룹 활동과 주제 강의, 선교한국 운영 등을 돌아보며 선교한국을 벤치마킹한다.

1988년 시작된 선교한국은 50여개 선교단체의 협의체로 구성된 선교한국조직위원회가 주최하며 2년마다 조직위 소속 단체가 주관해왔다. 22년간 한국교회 선교에도 영향을 끼쳐 선교지의 중견, 신임 선교사들 가운데 선교한국 출신이 증가하는 추세다.

안산=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