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조명이 꺼지는 순간 긴장하라… 8월 극장가는 ‘액션·공포·3D’ 물결
입력 2010-08-03 17:40
여름방학이 한창인 8월, 영화시장 키워드는 ‘액션·공포·3D’다.
극장가는 액션과 스릴러물이 완전히 점령한 상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7월30일∼8월1일) 박스오피스 1위는 전국 관객 72만450명을 동원한 ‘솔트’, 2위는 67만6043명을 동원한 ‘인셉션’, 3위는 27만5201명을 동원한 ‘이끼’였다. 4위는 학원 스릴러 ‘고사 두 번째 이야기’가 차지했다.
◇액션·스릴러 득세, 로맨틱 영화 실종=액션 영화 팬이라면 이번 여름은 그야말로 천국이다. 개봉중인 것만 꼽아도 ‘솔트’, ‘인셉션’, ‘이끼’ 등 화제작이 수두룩하다. 톱스타 원빈과 이병헌이 각각 주연한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도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공포 영화 식탁도 풍성하다. 개봉 첫 주 50만 관객을 돌파한 ‘고사 두 번째 이야기’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봉 예정작인 ‘디센트 2’ ‘폐가’ ‘투아이즈’도 관심을 모은다.
그 중 ‘디센트 2’는 동굴 탐사를 나섰다가 괴생명체에게 해를 입어 실종된 6명의 여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새라’가 다시 탐사에 나서는 이야기. 마무리를 애매모호하게 만들어 관객을 충격에 빠뜨렸던 1편의 결말은 아쉽게도 2편 제작으로 인해 확실해지고 말았지만 공포의 밀도는 높다.
네덜란드 작품 ‘투아이즈’는 대저택에 홀로 남게 된 소녀가 이모의 영혼과 대화하면서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되는 이야기다. 공포영화는 좋아하지만 이유도 없이 유혈과 비명만 낭자한 최신작들에 지친 관객에게 추천한다. 탄탄한 구성에 소재도 신선하다.
상반기부터 이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영화 실종은 아직도 여전하다. 특히 한국 영화 중에는 로맨틱 장르를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이에 대해 영화계 한 관계자는 “로맨틱 코미디로는 소위 ‘대박’을 치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마음이 2’ ‘도라에몽-인어대해전’ ‘마법사의 제자’ 등 가족 영화들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으나 대박과는 거리가 멀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 영화가 밀리는 모양새다.
◇3D 영화 줄줄이 개봉=예년과 달리 3D 영화가 줄줄이 개봉하는 것도 8월 영화 시장의 특징이다. 상반기 ‘아바타’의 흥행 돌풍에 힘입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개봉한 3D 애니메이션 ‘슈렉 포에버’가 200만 관객을 동원한 가운데 최대 흥행 기대작은 단연 픽사의 ‘토이 스토리 3’이다. 2편이 개봉한 뒤 11년 만. 미국에서는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수입 3억8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면서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영화다.
‘스텝업’ 시리즈 3편인 ‘스텝업 3D’도 3D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바타-스페셜 에디션’, 할리우드식 판타지에 동양의 분위기를 섞어낸 ‘라스트 에어벤더’, 공포영화 ‘피라냐’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에는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레지던트 이블 4’도 개봉할 예정이다.
3D 영화 바람은 높아진 기술력과 함께 관객의 눈높이도 반영한다. 4D 상영관(3D 영화 상영시 극장내 바람, 향기, 움직이는 의자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춘 상영관)을 갖춘 국내 일부 극장들의 움직임도 부산해지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