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너무 트였나… 소통 넘은 폭로의 장으로
입력 2010-08-02 14:14
신개념 소통 수단으로 각광받는 트위터(twitter)가 검증되지 않은 의혹 폭로의 장이 되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의 ‘엠넷 하차 논란’, 김미화가 제기한 ‘KBS 블랙리스트 의혹’, DJ.DOC 이하늘의 ‘SBS 인기가요 끼워팔기’ 등 최근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들은 모두 트위터에서 촉발됐다. 트위터에 쏟아진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삽시간에 인터넷 공간에서 확산되면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휴대기기와 연동 가능한 트위터는 간단한 사용법과 높은 휴대성을 장점으로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가입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인터넷 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연예인, 작가 등 사회 명사들은 팬들과의 소통 수단으로 트위터를 활용하면서 대중화를 촉진했다.
문제는 이들이 트위터에 사적으로 내뱉은 말들이 무서운 파급력을 갖고 번져간다는 점이다.
지난 5월 31일 탁현민 한양대 겸임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제동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식 사회를 보았다는 이유로 (엠넷) 김제동쇼에서 하차됐다”고 폭로했다. 여기서 촉발된 ‘정치적 외압설’은 6·2 지방선거를 앞둔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 방송인 김미화가 트위터에 제기한 ‘KBS 블랙리스트 논란’(7월 6일)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1일 가수 이하늘이 트위터에 올린 ‘SBS 인기 가요의 끼워팔기 관행’ 글은 온갖 추측과 의혹을 부르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회적 명사들은 수많은 팔로워(follower)를 거느리고, 여러 매체의 주목을 받는다. 이들의 트위터는 공적인 공간에 가까워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인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예인이나 작가 등 유명 인사들은 그들의 글을 받아쓰는 팔로워의 수가 상당하다. 단순히 사담을 나누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눈들이 너무 많다”면서 “트위터에 글을 남기기 전에 그 의미와 내용을 정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가 일방의 발언을 삽시간에 퍼 날라 여론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의혹만 낳고 그쳐 사회적으로 소통의 에너지만 소모한다는 것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트위터의 폭로는 우리들이 명시적으로 알 수 없는 내용을 말해주기 때문에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동시에 검증될 수 없는 사항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휩쓸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선미경 이근희 대학생 인턴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