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등 지도부 총사퇴…민주당, 비대위체제 운영
입력 2010-08-02 17:41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의를 공식 표명하고 연임 도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밤 최고위를 열고 지도부 총사퇴를 결정했다. 차기 지도부가 출범할 때까지 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며 바상대책위원장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맡게 됐다.
당초 민주당 안팎에선 정 대표가 단독 사퇴하되, 현 지도부가 대행체제를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지도부는 비주류 측의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총사퇴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정 대표를 비롯해 정동영 손학규 상임고문 등 3인의 전대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 대표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당권 도전 행보를 할 것이라고 핵심 측근이 전했다. 정 대표 측은 여의도 모처 사무실에서 실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 측은 전대에 공식 출마, 그간의 활동에 대해 평가받겠다는 입장이다.
정동영 고문은 비주류 핵심 모임인 민주희망쇄신연대에 참여하는 등 가장 활발하게 당권 도전 행보를 하고 있다. 정 고문 측은 이번 주 전문가들과 자신이 주창한 ‘담대한 진보’라는 가치에 대해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고 낙동강 등 4대강 현장 방문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정 고문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쇄신연대 측은 정 대표뿐 아니라 이날 낮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전대 준비위를 ‘보이콧’했다. 전대 준비위 위원인 쇄신연대 소속 문학진 사무총장 등 8명은 1차 전대 준비위 회의에 전원 불참했다. 이들은 규정 상 문희상 전대 준비위원장이 김덕규 전대 의장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데 준비위가 일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류 측은 “전대 의장은 회의 진행자일 뿐”이라며 쇄신연대 측이 전대 준비위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일축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7·28 재·보선 후 거취를 고민하며 춘천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의 측근들은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여의도 모처에 사무실을 꾸린 것으로 전해진다. 손 고문 측근은 “손 고문은 당 대표 도전에 대해 아직 고민 중”이라며 “사무실은 출마를 바라는 이들이 손 고문의 뜻과 관계없이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손 고문계로 분류되는 김부겸 의원은 이날 오전 전대 준비위 회의에서 “준비위 구성 과정에서 적절한 안배가 안 됐다”며 부위원장직을 사임했다. 당내에서는 손 고문 측이 전대 준비위 인선에 불만을 갖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