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이통사 “마케팅비 절감은 어려워…”
입력 2010-08-02 21:12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스스로 합의한 약속을 깨버렸다. 이들은 업체 간 과당경쟁을 피하기 위해 마케팅비를 줄이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기로 합의해 놓고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지난 3월 이통 3사 CEO들은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제정에 합의했고 5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마케팅비를 매출액 대비 22% 이내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방통위가 2일 상반기 마케팅비 집행실적을 집계한 결과, 무선부문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못했다. 이통 3사의 무선부문 마케팅비 총액은 3조116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11조8547억원)의 26.3%에 달했다. 3사는 개별적으로도 모두 22% 가이드라인을 넘겼다. 반면 유선부문 마케팅비는 6973억원으로 매출액(6조7647억원)의 10.3%에 그쳤다.
KT와 SK텔레콤은 1∼5월까지 매월 무선 부문에서 22%를 넘겼고 LG유플러스는 2, 3월과 5월에 초과했다. 다만 3사 모두 6월엔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 하지만 5월엔 “가이드라인이 생기기 전에 실컷 쓰자”는 의도가 작용한 탓인지 26∼30% 수준까지 마케팅비가 집행됐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마케팅비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올 상반기 이통사들의 매출액 대비 무선 부문 마케팅비는 26.3%로 지난해 상반기의 27.2%보다 0.9% 포인트 낮아졌을 뿐이다. 올해 유·무선을 합친 마케팅비는 3조8141억원으로 상반기 투자 총액(2조1000억원)의 1.8배가 넘는다.
방통위 관계자는 “마케팅 과당경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관련 법규를 위반할 경우 엄정 제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