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어뢰 ‘1번’ 안지워진 이유 “폭발때 온도 상승 없었다”
입력 2010-08-02 18:12
천안함을 침몰시킨 어뢰 추진체 철판(디스크)에 잉크로 쓰인 ‘1번’이란 글씨가 녹아내리거나 지워지지 않은 것은 폭발 당시 온도변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열전달 분야 전문가인 KAIST 기계공학과 송태호 교수는 2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드러난 북한의 어뢰추진체에 쓰인 ‘1번’ 글씨의 온도는 폭발 당시 0.1도도 상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천안함 침몰 당시 어뢰의 열추진율을 조사한 결과 “어뢰폭발 때 발생하는 버블 내 화염의 고온상태는 오래 지속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두께가 5㎝ 정도인 디스크의 전면부 온도가 1번 글씨가 씌어 있는 후면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40초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당시 후면으로 열이 전달되는 시간은 1초 이하로 너무 짧아 열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폭발로 올라간 온도는 버블이 단열 팽창하면서 급격히 떨어져 0.05초 후에는 약 130도로 급속히 낮아져 페인트나 잉크로 쓴 글씨를 손상시킬 수 없으며 0.1초가 지나면 28도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화염의 충격파에 직접 노출되는 디스크 전면의 온도도 5.5도를 넘지 않게 된다”며 “1번 글씨가 쓰인 디스크 후면의 온도는 바닷물 온도인 3도보다 0.1도도 상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의 주장은 일부 재미 과학자들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250㎏의 어뢰가 폭발한다면 어뢰 추진체는 150도 이상의 고온충격을 받게 돼 잉크나 페인트로 쓰인 글자가 녹아버리게 된다고 주장한 것과는 배치된다. 송 교수는 또 합조단이 어뢰 폭발로 100m 이상의 물기둥이 치솟았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2m 정도 바닷물이 상승하는 데 그쳤을 것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