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년 마치고 귀국한 방선기 이랜드 사목 “프랑스에서 아프리카 불어권 선교 비전 발견”

입력 2010-08-02 18:06


뜻하지 않은 곳에서의 만남이 진로를 바꿀 때가 있다.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운명이라 하고,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섭리라고 부른다. 그 만남은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요양차 간 프랑스에서 아프리카 불어권 선교의 비전을 발견한 방선기(59·이랜드 사목·사진) 목사도 그런 경우다.



1년간의 안식년을 마치고 며칠 전 귀국한 방 목사는 예전보다 훨씬 활기찬 모습이었다. “1년간 프랑스어를 배우는 데만 보내는 게 하나님 보시기엔 너무 아까우셨나봐요. 프랑스 교회를 통해 아프리카 선교의 가능성을 보며 나중엔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방 목사는 1년간 엑상프로방스 지역의 대학 랭귀지 스쿨을 다녔다. 30년 전 프랑스에 머물렀던 기억을 되살려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어가 무척 재미있어 휴강이 아쉬울 정도로 열심히 배웠다고 한다. 불어권 선교 비전을 발견한 뒤 프랑스어 공부에 더 가속도가 붙었음은 물론이다. 귀국한 뒤엔 곧바로 프랑스 문화원에 등록했다. 이 페이스라면 1∼2년 안에 프랑스어 설교도 가능할 거라고 자랑했다.

방 목사가 꿈꾸는 아프리카 불어권 선교는 철저히 프랑스인들이 주도하는 것이다. 현재 몇몇 프랑스의 그리스도인들이 문서를 통해 이 사역을 하고 있다. 프랑스는 선교 대상 국가라고 할 만큼 복음의 영향력이 전무한 곳이지만 방 목사는 이들 문서선교사들을 통해 아프리카 선교의 가능성을 확인했던 것이다. 방 목사는 앞으로 프랑스의 그리스도인들을 선교사로 훈련하는 게 자신의 몫이라고 했다. 물론 이랜드 사목, 직장선교, 가정교회 사역도 병행한다.

방 목사는 태어나 처음으로 그림을 사고, 그려봤다고 말했다. “모네 세잔 고흐 등 주로 인상파 그림인데, 예술 작품이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예전엔 거들떠보지 않았는데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 근대회화전에도 꼭 가볼 생각이에요.”

관광 역시 하나님이 만드신 이 땅을 즐기면서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발견했다. 목회자들이 은퇴 후 관광 가이드를 해보는 것도 여러 가지 면에서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했다. 직장인들에게 은퇴를 준비하는 자세와 방법을 소개하는 책도 쓰고 있다. 방 목사는 이와 관련, “은퇴한 사람들을 선교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움직임도 있지만 그것은 자칫 사람들을 선교 도구화할 수 있다”며 “은퇴자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