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국립음대 최연소 졸업 후 유럽서 활동 첼리스트 조명원씨 “나날이 배우는 기쁨 커요”
입력 2010-08-02 17:45
“음악의 본고장에서 어릴 적 꿈을 하나하나 펴나가고 있어 너무 좋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첼리스트 조명원(21·여·사진)씨는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연주하며 나날이 배우고 있어 즐겁고 기쁘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에서 노스 체코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다. 그는 하이든의 콘체르토 D를 연주, 청중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조씨는 빈국립음대에 최연소 입학하고 최연소로 졸업한 재원. 그는 예원학교 2학년이던 2004년 9월에 오스트리아로 건너와 이듬해 만 15세의 나이로 빈음대에 입학한 뒤 4년 뒤 가을 가장 어린 나이에 장학금과 함께 졸업장을 받았다.
2006년 빈심포니커가 주최한 안톤 브루크너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고, 지난해 6월엔 그라츠 필하모닉 오디션에 합격해 최연소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카르코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것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클로스터노이부르크에서 솔로 리사이틀을 갖기도 했다.
“지난 4월 20일 빈 근교 아우구스티누스홀에서 열린 연주회를 잊을 수가 없어요. 당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때문에 오지 못한 연주자 대신 무대에 서야 했는데 사흘 연습으로 공연을 무사히 마쳤죠.”
조씨는 “그날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데다 연주회가 끝나고 행사 책임자가 ‘이 무대는 너를 위해 준비된 무대였던 것 같다’고 말해 정말 기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난 7월 5일 예정됐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한국명 장영주·29)과의 협연이 무산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큰 나무인 선배와 함께 무대에 서게 돼 너무 많은 기대를 했는데 사라 장의 건강 때문에 3일 전 취소돼 몹시 마음이 아팠다.
빈국립음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조씨는 앞으로도 미국 마케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10월), 지휘자 맥심 쇼스타코비치와의 연주(12월·프라하 드보르자크홀), 베토벤 트리플 콘서트로 오케스트라의 협연(내년 2월·빈 뮤직베라인 골든홀) 등 빼곡한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조씨는 “바이올린과 첼로를 서로 켜며 무대 위 카리스마가 넘치는 30대의 카푸숑(프랑스) 형제를 좋아한다”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빈=글·사진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