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前 미 대통령의 무남독녀 첼시 ‘미국판 로열 웨딩’
입력 2010-08-01 22:27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무남독녀 첼시(30)가 10대 시절부터 남자 친구였던 투자금융가 마크 메즈빈스키(32)와 지난 31일(현지시간) 뉴욕 인근의 고색창연한 저택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CNN 등 주요 외신은 ‘세기의 결혼식’ ‘미국판 로열 웨딩’이라며 일제히 이날 결혼식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결혼식 장소는 뉴욕시에서 약 160㎞ 떨어진 뉴욕주 라인벡시의 유서 깊은 사유지인 애스터 코트 저택에서 하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허드슨강 주변에 위치한 이 저택은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때 사망한 재계 거물 존 제이콥 애스터 4세의 소유였다고 한다.
디자이너 베라왕의 어깨가 드러난 웨딩드레스를 입은 첼시는 마냥 행복한 표정이었다. 이날 첼시가 착용한 보석만도 25만 달러(약 2억9000만원)에 달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신부의 어머니 힐러리는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작품으로 치장했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요리사가 이날 행사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식은 신부 측이 감리교, 신랑 측이 유대인이어서 리엄 쉴라디 목사와 제임스 포넷 라비가 공동 집전했다.
그러나 사생활 보호를 강조하는 첼시의 청에 따라 이날 전체 행사는 비공개로 철통 보안 속에 치러졌다. 결혼식장인 애스터 코트로 가는 길은 차단됐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 준 이웃 주민들에겐 와인 한 병이 제공됐다. 라인벡 상공은 오후 3시부터 12시간 동안 비행금지 구역으로 선포됐다. 극성 파파라치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객들도 결혼식장 인근의 호텔에서 묵고 버스를 타고 식장에 도착해야 했다. 이들 하객은 넉 달 전 초대장을 받았지만 일시와 장소 등 상세 내용은 지난주에야 통보받았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출입이 봉쇄된 기자들은 이 때문에 하객 중 유명 인사를 찾아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AP통신은 이런 가운데 영화배우 데드 댄슨과 그의 아내 메리 스틴버겐 부부, 패션 디자이너 베라왕 등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재벌이자 영화 제작자인 스티브 빙도 초대됐다. 빙은 지난해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여기자 2명을 석방시켜 데리고 나올 때 비행기를 빌려줬던 인물이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테리 매콜리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 로저 클린턴도 초대됐다.
결혼식 비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상점 및 숙박업소 주인은 물론 식당 종업원까지 비밀을 지킬 것을 맹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은 그러나 웨딩드레스, 저택 대여 및 수리비, 파티비용 등으로 300만∼500만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산했다.
첼시와 함께 스탠퍼드 대학을 다녔던 신랑 마크는 골드만삭스 투자금융가로 있다가 지금은 뉴욕의 헤지펀드 ‘G3 캐피털’에서 일하고 있다. 부모는 클린턴 부부의 오랜 친구로, 둘 다 민주당 연방 하원 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이혼한 상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