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 물러나는 강효 교수 “7년간 많은 애착… 웃으며 떠날 수 있어 기뻐”
입력 2010-08-01 19:45
“재산을 많이 벌어둔 느낌입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물러나는 강효(65·줄리아드음대 교수) 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이 31일 음악제가 열린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털어놨다.
2004년 초대부터 시작해 7년 동안 음악제를 이끌어 온 강 예술감독은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아티스트가 2주간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학생들을 만나고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 연주를 한다”면서 “그렇다보니 애착이 가고 정이 더 간다. 다녀간 사람들은 또 오고 싶어한다. 그게 음악제의 재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연주자와 교수들이 참가하고 싶어 하고 세계 정상급 학교 학생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면서 “그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이제 웃으며 떠날 수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후임으로 내정된 정명화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첼리스트), 정경화 줄리아드음대 교수(바이올리니스트)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두 사람을 추천했다는 강 예술감독은 “정명화 교수는 첫해부터 이 음악제에 참가했기 때문에 음악제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음악제의 영속성과 새로운 시도를 균형 있게 이룰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뉴욕에 있는 정경화 교수는 세계의 중심에서 음악제에 공헌할 수 있기 때문에 두 분은 음악제를 발전시킬 이상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 한 정명화 예술감독 내정자는 “강효 예술감독이 만든 재산을 이어 나가면서 좀 더 다양하고 종합적인 음악제로 확대할 가능성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동생(정경화 교수)과 상의도 해야 하고,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긴 이르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음악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알펜시아 리조트 내에는 내년 말 1300석 규모의 공연장인 ‘뮤직 텐트’가 새로 신축될 예정이다. 보다 큰 편성의 프로젝트가 가능해져 지금보다 더 풍성한 음악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창=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