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기밀 유출 용의자 매닝, 美본토 이송… 위키리크스에 정보 제공 혐의

입력 2010-08-01 19:00

아프가니스탄전 군사 기밀을 유출한 ‘위키리크스(Wikileaks.org)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브래들리 매닝(22) 일병이 본토로 이송됐다. 또 미군 수사당국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졸업생이 이번 사건에 깊숙이 관여돼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29일 밤 매닝 일병이 쿠웨이트 아리프잔 기지를 떠나 미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 교도소로 이감됐다”며 “그의 구금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쿠웨이트에서 본토로 이송했다”고 밝혔다고 지난 31일 AP통신이 보도했다.

매닝 일병은 미군 아파치 헬리콥터가 2007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하는 영상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하는 등 4가지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된 상태다.

미군 수사당국은 매닝 일병이 아프간전쟁에 관한 수만건의 군사 기밀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하는 과정에서 공범이나 친구가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연고지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와 보스턴 등에 수사관을 파견해 수사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23세의 MIT 졸업생은 미군 수사당국의 조사에서 위키리크스 측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스턴 글로브가 전했다. 이 인물은 그러나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해킹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위키리크스 측 사람들을 알고는 있지만 그들과 직접 접촉하거나 이번 유출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국무부는 아프간과 파키스탄 등에 제공한 상당수 외교 기밀 전문이 위키리크스에 전달됐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은 “만약 전 세계의 정보원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면 우리는 귀중한 정보와 그 제공자들을 잃게 될 것”이라며 위키리크스가 더 이상 문서들을 공개하지 않기를 요청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