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이어 멕시코도 로보 정부 인정… 온두라스, 외교 숨통 트인다

입력 2010-08-01 19:01

지난해 6월 군사 쿠데타 후 외교적으로 고립됐던 온두라스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사실상 외교적 결별을 선언한 중남미 국가들이 1년여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부터다.



칠레가 지난 30일(현지시간) 포르피리오 로보 온두라스 대통령 정부를 사실상 인정한 데 이어 다음날 멕시코도 로보 정부를 공식 인정했다고 AP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이 같은 변화는 쿠데타를 비판하던 미국이 최근 로보 정부에 지지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친미 성향의 중미 국가들은 차례로 온두라스에 손을 내밀었다.

알프레도 모레노 칠레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주기구(OAS)가 회원국에 돌린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민주적 헌정질서 회복과 인권보호를 위한 온두라스 정부의 노력에 큰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멕시코와 칠레는 로보 정부를 인정하는 동시에 군부 쿠데타 이후 철수했던 자국 대사를 온두라스에 복귀시키기로 했다.

현재 OAS 복귀를 노리고 있는 온두라스로서는 멕시코와 칠레 등 중남미 주요국들의 지지가 반갑다. 중미 8개국 모임인 중미통합체제(SICA)도 지난 20일 정상회의에서 온두라스의 SICA 회원국 복귀를 허용, 로보 정부가 외교적 고립을 탈피할 발판을 마련해줬다.

온두라스는 지난해 6월 29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은 국외로 축출됐고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56%의 지지로 로보가 새 대통령에 올랐다. 그러나 온두라스는 OAS에서 회원국 자격을 박탈당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니카라과는 쿠데타로 쫓겨난 셀라야 전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며 여전히 새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