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떠내려온 ‘목함지뢰’ 비상… 軍, 강화 등 수색 36발 발견
입력 2010-08-01 21:59
북한에서 흘러내려온 목함지뢰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피서철 서해안에 ‘지뢰주의보’가 내려졌다. 목함지뢰는 겉보기에 폭발물로 보이지 않고, 홍수와 서해의 강한 조류로 인천 용유도나 영흥도까지 떠내려 갈 수 있어 서해안 주민과 피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1일 경찰과 군에 따르면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전동리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에서 31일 오후 11시20분쯤 목함지뢰 1발이 터져 한모(48)씨가 숨지고 김모(25)씨는 팔에 파편이 박히고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한씨 등은 군 초소를 우회해 임진강 지류인 사미천으로 들어가 낚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갈대에 걸려 있던 목함지뢰 2발을 주워 나오다 1발이 폭발해 변을 당했다. 앞서 30일 오후 6시30분쯤에는 인천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에서 낚시꾼이 목함지뢰를 발견, 군에 신고했다.
군 당국은 유실지뢰 수색에 나서 임진강 유역에서 19발, 강화에서 16발 등 모두 35발을 추가로 발견했다. 군은 목함지뢰가 발견된 민통선 이북 지역에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지역주민과 피서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군 당국은 목함지뢰와 비슷한 물체를 발견하면 절대 만지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와 경찰서에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 지역의 홍수로 매설됐거나 보관 중이던 지뢰가 유실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군사적 목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은 1970년대 북측 지뢰가 1∼2발 떠내려 온 전례가 있지만 이번처럼 수십발이 잇따라 떠내려 온 경우가 없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유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목함지뢰가 북한 전 지역에 매설돼 있으나 최근 남한 지역으로 떠내려 온 사례는 보고된 적이 없고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도 처음”이라며 “목함지뢰 발견 시점이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직후라는 점에서 이 문제를 다각도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김칠호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