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양동마을은… 탁월한 경관·전통문화 간직한 씨족마을

입력 2010-08-01 18:20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은 조선시대의 대표적 마을 유형인 씨족마을 중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경관 또한 탁월한 곳으로 꼽힌다. 씨족마을이란 장자 상속을 기반으로 같은 성씨의 혈연집단이 대를 이어 모여 사는 마을로 하회는 풍산 유씨가, 양동은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가 모인 마을이다.



조선 전기에 형성된 두 마을은 씨족마을이 만들어지는 두 가지 전형적인 모습을 대표한다. 하회마을이 새로운 살 곳을 찾아 이주해 정착한 ‘개척입향(開拓入鄕)’의 경우라면 양동마을은 혼인을 통해 처가에 들어와 살면서 자리를 잡은 ‘처가입향(妻家入鄕)’의 사례다. 수백년을 거치면서 대표적인 양반마을인 두 마을 문중 간에 빈번하게 혼인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회마을은 물이 마을을 섬처럼 둘러싼 형태로, 연꽃이 물에 떠 있는 모습과 같다는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의 명당이다. 하회(河回)마을이라는 이름도 강(河)이 마을을 감싸고돈다(回)는 뜻을 담았다. 양동마을은 여러 작은 골짜기가 나란히 흐르는 이른바 ‘물(勿)’자 형 터를 차지한다. 이들 마을은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길지(吉地)로 언급되기도 했다.

두 마을의 역사가 600여년에 이르는 만큼 문화재도 많다. 하회마을에 있는 유성룡의 ‘징비록’(국보 132호)과 양동마을의 금속활자본 ‘통감속편’(국보 283호), 손씨 가문이 보관하는 ‘손소 영정’(보물 1216호) 등이 대표적이다. 하회마을의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69호) 등 무형문화유산과 줄불놀이, 줄다리기 등 민속놀이도 전해진다. 두 마을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관혼상제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왕실의 종묘제례에 비길 만한 소중한 가치가 있다.

하회마을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비롯해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가 각각 차례로 방문하면서 세계 정상급 귀빈 방문 코스로 유명해졌다. 특히 엘리자베스 여왕은 하회마을에서 생일상을 받고, 한국 관습에 따라 신발을 벗고 방 안에 들어가는 모습이 영국 등 세계 언론에 보도되면서 하회마을의 위상을 한층 높이기도 했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