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더위 먹고… 풀죽은 비룡, 힘내는 사자
입력 2010-08-01 22:32
지칠 줄 모르고 상승하던 비룡이 더위를 먹었다. 사자는 턱밑까지 추격하고, 호랑이와 쌍둥이는 지친 비룡을 만나 즐거워하고 있다.
올 시즌 ‘최강’으로 평가받던 SK의 상승세가 주춤하다. 한 시즌 역대 최다 승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은커녕 2위 삼성에게 5게임 차까지 추격을 허용, 1위 자리도 안심하지 못할 처지가 됐다. SK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었던 넥센과의 경기에서 1승 후 2연패를 당했다. 이어 후반기 첫 3연전이던 LG와에 경기에서도 2연패를 하면서 좀처럼 보기 힘든 4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29∼30일 LG, KIA 전에서는 승리했지만 지난 31일에는 압도적으로 짓밟았던 KIA에게 역전패했다. 1일 KIA와의 경기에서도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웠지만 믿었던 김광현마저 6⅔이닝 동안 홈런 두 방에 5실점으로 난타당하며 0대 7로 완봉패했다. 후반기 6경기 성적은 2승 4패로 저조하다.
반면 삼성은 비록 1일 경기에서 넥센에 3대 6으로 일격을 당했지만 후반기 4승 1패를 비롯해 최근 11경기에서 9승 2패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노리고 있다. SK에 절대 열세인 팀들도 무기력한 SK를 상대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일부 선수들의 돌발행동으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LG는 1승 9패로 철저하게 짓밟혔던 SK를 상대로 지난달 27∼28일 2연승을 거두며 팀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4강이 멀어질 것 같았던 6위 KIA도 지난 31일 지긋지긋한 SK전 12연패를 끊는 등 2연승하며 4강 경쟁에 불을 붙였다. SK는 투수들의 과부하와 중심타자들의 부상이 고민거리다. 가장 탄탄한 방패를 자랑하던 마운드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중심타선인 박정권, 나주환, 박재상은 부상으로 공백 상태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갈 지 관심이다.
한편 4위 롯데는 이날 5위 LG를 5대 3으로 제압,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승차를 4게임으로 벌렸다. 2연패 중인 두산은 10회말 터진 김동주의 끝내기 안타로 한화를 3대 2로 물리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