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교회와 성도들의 사랑에 호소합니다

입력 2010-08-01 16:51

[미션라이프] 전남 순천시의 한 50대 목사가 최근 국민일보사로 편지를 보냈다. 기도에 매달려 절망의 나날을 버텨가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편지에는 순천 주암면의 목회자 10명이 서명한 호소문도 함께 들어 있었다.

지난달 23일 전화를 걸었을 때 김덕수(57) 목사는 금식기도 중이었다. 김 목사는 1988년 주암면 복다리에 복다교회를 개척했다. ‘복이 많다’는 뜻의 마을 이름에서 교회 명칭을 따왔지만 그간의 세월은 복보다 시련이 더 많았다. 그는 7년간 손수 리어카를 끌고, 곡괭이질과 망치질을 한 끝에 벽돌로 된 예배당을 지었다. 그러나 젊은이들 대부분이 떠난 시골에서 부흥은 쉽지 않았다. 출석 성도 10명을 넘겨본 적이 거의 없었다. 김 목사는 22년간 담임을 하며 사례비 한번 제대로 받아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세 자녀 중 큰 딸은 장학금을 받고 서울대에 들어갔지만, 나머지 둘은 돈이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할 정도였다. 그래도 그는 마을길을 쓸고, 예초기로 도로 옆 잡초를 깎고, 노인들을 돌보며 꾸준히 복음을 전했다.

그러던 중 김 목사는 2008년 2월 중풍과 당뇨 합병증으로 쓰러졌다. 5개월여 간의 치료 끝에 기력을 되찾았지만 오른 손과 발은 쓰지 못하게 됐다. 그의 자필 편지가 읽기 어려울 정도로 악필인 것은 이 때문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월 부인 최영신 사모마저 찬물로 빨래를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최 사모는 전남대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은 뒤 광주 기독교병원으로 옮겼다가 현재는 순천산재병원에 입원해 있다.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오가면서 쌓인 병원비도 문제지만, 최 사모의 퇴원을 기약할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김 목사는 탄식했다.

김 목사는 요즘 홀로 식사와 청소, 빨래를 해결하며 70세가 넘은 할머니 성도 4∼5명과 함께 목회를 이어가고 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눈물로 기도한 뒤 예배당에서 그대로 잠을 청하는 게 일상이 됐다. 호소문 서명에 동참한 김광동 창촌교회 목사는 “불교 영향력이 센 지역에서 열심히 목회 현장을 지켜온 분인데 안타깝다”며 “빨리 힘을 얻어서 지역복음화에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061-754-7670).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지호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