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신경질 나는 ‘여름 감기’

입력 2010-08-01 17:37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삐질 나는 무더위 속에서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겨울보다 더 춥고, 환절기보다 일교차가 큰 생활을 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겨울철 감기의 경우 계절성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날씨가 추울 때 주로 유행하는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들에 의해 대부분 발생한다. 하지만 여름 감기는 계절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리노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많다. 복통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하는 장 바이러스와 냉방병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균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초여름부터 유행한 신종 플루도 감기와 증상이 유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호주 등 남반구의 경우 아직도 신종 플루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을 여행한 사람은 귀국 후 사소해 보이는 감기 증상이라도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또 장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는 뇌수막염,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냉방병은 일반 감기 증상을 보이다 자칫 중증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발열이 지속되거나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불편할 때는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여름철에는 이들 질환으로 고열이 발생하면 탈수 현상이 빠르게 진행될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의 기본적인 예방 수칙은 위생관리다. 여름 감기 역시 감기 바이러스 등이 대인 접촉 시 침방울에 의해 감염되거나 환자의 손을 통해 전파되므로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수시로 손을 씻는 게 중요하다. 일단 감기에 걸렸을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탈수 예방을 위해 가급적 물을 많이, 자주 마시는 게 좋다. 아울러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덥다고 실내에서 에어컨만 틀어놓은 상태로 지내게 되면 오히려 감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냉방 기구를 사용하더라도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하며, 1시간 간격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야 한다. 또 에어컨 내부가 더러우면 공기 중 유해물질을 제거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각종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필터를 자주 청소하거나 교체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