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휴가 뒤 찾아오는 불청객 ‘상처’

입력 2010-08-01 17:38


초등학교 4학년 김진수군은 최근 부모님과 함께 바닷가로 바캉스를 다녀온 후 다리에 길쭉한 흉터가 생겼다. 형과 어울려 바닷가 바위 사이를 뛰어 다니다 날카로운 바위 모서리에 찢긴 상처 자국이다. 놀다 다친 것이려니 가볍게 생각하고 출혈을 멈추게 하는 응급처치만 했지만,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집에 돌아 온 뒤 상처 부위에 고름이 잡히고, 다친 피부 주변이 검붉은 색을 띄며 울퉁불퉁해졌다. 김군 처럼 여름 휴가를 다녀 온 후 상처나 흉터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어린이의 경우 바닷가나 산 등에서 놀다가 긁히고 까이고, 찢어지는 일이 다반사. 하지만 바캉스 중에 상처를 입게 되면 심하지 않을 경우 가볍게 넘기기 쉽다. 연세스타피부과 이상주 원장은 1일 “하지만 상처 직후의 관리가 흉터의 정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긁히고 쓸린 상처…연고제 선택이 중요=미끄러운 계곡 바닥이나 산에서의 부주의로 찰과상을 입는 경우, 겉보기에는 대수롭지 않더라도 더운 날씨에 염증이 생기기 쉽고 흉터도 크게 남을 수 있다. 특히 상처난 부위에 흙이 들어가거나 바윗돌에 쓸린 상처는 흉터가 울퉁불통하게 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딱지가 남지 않도록 상처 부위를 관리하는 것. 대부분 빨리 딱지가 생겨야 상처가 잘 아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오해다. 딱지는 회복의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피부 재생을 더디게 만들고 흉터가 남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상처가 나면 딱지가 생기지 않도록 습윤 드레싱제나 반창고를 붙여 상처 부위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훨씬 도움된다.

상처 생긴 직후 연고제 사용도 중요하다. 연고제는 사용 전 의사 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사용하던 연고제라도 상처 부위와 상태에 따라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고제에 포함된 항생제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연고제는 사용 용도에 따라 구분해 쓰는 게 좋다. 예를들어 후시딘은 ‘푸시딘산나트륨’이라는 항생제가 주요 성분이기 때문에 상처 난 직후 감염 방지 효과가 있다. 상처가 아무는 단계라면 염증 방지를 위해 마데카솔이 도움된다. 항생제와 부신피질호르몬 성분이 면역세포를 진정시켜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베거나 깊이 찢어진 상처의 경우는 출혈을 막고 봉합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출혈이 10분 이상 계속되면 붕대나 헝겊 등으로 단단히 감싸고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한 채 병원에 와서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혈이 많지 않더라도 이후 흉터 예방을 위해서는 봉합하는 것이 좋다.

◇상처 아문후 가급적 빠른 레이저 치료가 흉터 예방=응급 처치를 잘 하더라도 상처의 깊이나 면적 등에 따라 색과 모양이 변형된 흉터가 남기 마련이다. 까지고 쓸린 상처 자국에는 연고제 치료가 끝난 후 상처가 아무는 시기에 실리콘 성분의 흉터 방지용 테이프나 흉터 연고 사용이 도움된다. 봉합한 상처의 경우 정상 피부보다 튀어오르거나 색이 변하는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이땐 봉합 부위 실을 제거한 후 실리콘 젤로 압박을 하거나 흉터 연고, ‘리자벤’ 같은 약물을 복용하면 흉터를 최소화 할 수 있다.

깊이 패이거나 봉합한 상처는 초기 레이저 치료가 흉터 예방에 도움된다. 기존에는 상처가 아문 후 6개월이 지난 뒤부터 흉터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능한 빨리 레이저 치료를 하는 것이 흉터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사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상처 부위에 색소 자국이 남은 경우 ‘Nd-야그’ 레이저로, 깊게 패이거나 봉합한 상처라면 아문 직후 프락셀이나 프락셀CO왶레이저 치료를 병행해 주면 피부 재생을 돕고 붉은 기를 없애 흉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