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본부측 연회감독 입후보 등록

입력 2010-07-30 19:03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가 조직한 선거관리위원회가 30일 제29회 연회감독 입후보 등록을 받았다. 감독 선거 통합 실시를 요구했던 ‘6·3총회’ 측은 크게 반발하며 별도의 후보 등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독 선거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냈다. 감독회장 선거에 이어 연회감독 선거를 놓고 본부 측과 6·3총회 측의 대립 2라운드 막이 올랐다.

후보 등록은 오전 11시부터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 2층 예배실에서 시작됐다. 중앙연회 소속 전용재 불꽃교회 목사가 첫 번째로 등록을 마쳤고, 이후에도 순조롭게 진행돼 오전에만 9명이 등록했다. 오후 2시쯤 6·3총회 측 인사들이 등장하면서 한때 접수 장소가 소란해지기도 했다. 이들은 “교리와 장정에 어긋나는 선거를 하고 있다”며 고함을 질렀고, 결국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보 접수 자체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됐다.

선관위는 오후 3시 접수를 마감하고, 총 20명의 후보가 등록했다고 밝혔다. 교단 내부 갈등이 없었던 제28회 감독 선거 때 22명이 등록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선관위는 국내 10개 연회 및 미주특별연회에서 모두 후보가 나왔다는 데 고무됐다. 선거 출마자가 ‘0’인 연회가 한두개만 나왔더라도 파행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당초 출마를 준비했던 후보 대부분이 등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는 이규학 임시 감독회장의 ‘강공’이 어느 정도 통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 임시회장은 지난 20일 강흥복 목사에게 감독회장 당선증을 수여한 직후 기존 감독회장 재선관위를 해체하고 감독 선거를 위한 선관위를 조직했다. 당일 후보 등록 날짜 및 선거일도 확정했다. 그는 전국 교회에 보낸 서신에서 “연회감독 출마 예정자가 합법적 선관위가 아닌 곳에 등록하거나, 이중 등록을 시도하다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6·3총회 측은 이날 후보 등록에 맞서 다음달 20일로 연기했던 자체 후보 등록 마감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역시 11개 연회 모두에서 후보자가 나올 것으로 자신한다. 6·3총회 측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회마다 2명의 감독이 나오면 감리교는 정말 심각한 상태가 된다”며 본부 측에 통합 선거를 제안했지만 본부는 바로 이를 거부했다. 총회 측 한 관계자는 “더 이상의 감리교 분열을 막기 위해 현직 연회 감독들 주도 아래 연회별로 선거를 실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기식(신생교회) 목사가 이 임시회장을 상대로 한 감독 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4∼5건의 비슷한 소송이 제기됐거나 준비 중이라고 6·3총회 측 인사가 전했다.

글·사진=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