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리에도… 몸 낮춘 한나라 ‘이미지 업’

입력 2010-07-30 22:22

한나라당이 7·28 재·보선 승리를 발판삼아 이미지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친(親)서민 정당’과 ‘공천 개혁 정당’으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서민정책특위(위원장 홍준표 최고위원)와 국민지향공천개혁특위(위원장 나경원 최고위원) 첫 회의를 잇따라 열었다. 당 정책위원회는 전날 고흥길 정책위 의장 등 정책위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서민과 소통을 주제로 한 1박2일 워크숍에 돌입했다. 재·보선 승리에 취하기보다 분위기를 바로 다잡아 ‘한나라당=일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겠다는 의도다.

서민정책특위 첫 회의에서 홍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부자정당에서 서민정당으로 간다는 강력한 시그널(신호)을 주고 서민 정책을 거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오로지 현장에서 서민 애환을 발굴하고 정책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 기조의 방향을 ‘친서민’으로 잡음에 따라 당이 앞장서서 친서민 강공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다.

당이 현장을 위주로 한 서민 정책 수립에 나서고,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 분담을 하자는 뜻이다. 배경에는 친기업·친부자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지 않고는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다는 현실 인식이 있다.

공천개혁특위 첫 회의에서도 나 위원장은 “줄세우기도, 줄서기도 없는 공천제도 확립만이 당 화합이라는 화두를 실천할 수 있다”며 “특위가 계파갈등 해소를 넘어 정당정치의 성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모델이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위는 우선 국회의원 공천제도 정비에 나서 10월 말까지 논의를 마치기로 했다. 지난 재·보선에서 야당의 안이한 공천이 실패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여당이 공천 개혁에 앞장서고 있음을 보여주자는 의도다.

특위는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정치부 기자 등을 상대로 공천 개혁 방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하고 트위터도 개설하기로 했다. 나 위원장은 “민심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공천이 돼야 한다”며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재·보선 승리 후 여당 지도부가 일제히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이런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민심은 반드시 오만함을 심판한다는 사실이 이번 재·보선에서 다시 확인된 만큼 섣불리 승자의 기쁨을 누리기보다 겸허한 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