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여자월드컵 8월1일 콜롬비아 상대 3-4위전… “소연아, 세 토끼 잡고 활짝 웃자”
입력 2010-07-30 18:21
“소녀들아 울지마라. 아직 끝난게 아니야!”
‘지메시’ 지소연(19·한양여대)은 지난 29일 독일과의 4강전에서 결승 진출이 좌절된 후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태극낭자들의 위대한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사상 첫 3위 달성과 지소연의 대회 골든슈(득점왕)·MVP 수상이라는 세 개의 신화에 당당히 도전한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여자 축구대표팀은 8월 1일(한국시간) 오후 7시 독일 빌레펠트에서 콜롬비아와 2010 FIFA U-20 여자 월드컵 3-4위전을 치른다. 이제 독일전 패배의 아쉬움을 씻고 콜롬비아를 상대로 화끈한 골 잔치에 나설 태세다.
지금까지 역대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달성한 4위다. 태극낭자들은 이 4위의 벽을 넘길 기세다. 대진 운도 좋다. 콜롬비아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준결승까지 올라왔다가 나이지리아에 0대 1로 졌다. 조별리그에서는 1승1무1패(5골4실)로 겨우 8강에 합류해 2승1무(8골3실)를 기록했던 한국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밀린다는 평가다. 득점에서도 요렐리 리콘과 마리나 에게링이 나란히 2골 1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지소연(7골)과 이현영(3골), 김나래(1골3도움)를 앞세운 한국의 공격력보다 훨씬 떨어진다.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다는 야심찬 목표도 있다. 현재 가장 많은 득점을 하고 있는 선수는 독일의 골잡이 알렉산드라 포프(9골2도움)다. 하지만 지소연과는 불과 2골 차이다. 또 3-4위전은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긴장감이 떨어져 득점이 많이 나오지만 결승전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골이 많이 터지지 않는 경향이 있는 만큼 3위와 득점왕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특히 3-4위전에서 지소연이 선전을 펼친다면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한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이 대회 MVP를 차지한 것처럼 지소연이 대회 MVP에 선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지소연의 기량은 세계 최고라는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정대세(26·보흠)는 지소연에 대해 “완전한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FIFA는 30일 한국과 독일전에서 후반 19분 지소연의 멋진 만회골을 이날 ‘경기 최고의 골’로 선정했다. 지소연은 “3-4위전에서 가능한 많은 골을 넣어 반드시 팀 승리를 이끌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