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만의 재정 클리닉(12)
입력 2010-07-30 16:49
빚을 지고 있어도, 저축하라!
40대 후반의 김모 씨는 3년 전에 3억5000만원을 주고 서울 가양동에 아파트 한 채를 장만했다. 그런데 그 중 절반이 넘는 약 2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그 여파로 매월 상당한 액수의 돈을 빚을 갚는 데 쓰고 있고 그 남는 돈으로 한 달 동안 살아야 하는 김모 씨 가족의 경제적 여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지 않는 한 앞으로 10년 넘게 쫒기는 듯 살아가는 빠듯한 삶은 계속될 전망이다. 갈수록 돈 쓸 곳은 많아지는데 준비한 돈은 없고 또 빚이 많아 저축할 여력도 없다.
빚이 있는 가운데 저축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하는 것은 개인의 생애주기와 재무환경에 따라 판단이 상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무리 높은 저축 이자라도 대출 금리를 추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축하는 것보다는 먼저 빚을 상환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빚을 갚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가며 다 걸기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돈 벌 수 있는 시간보다도 벌이 없이 살아야 하는 날들이 더 길어지고 있는데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에서다.
빚지지 않기 위해 저축하라
확실하지 않은 미래와 갑자기 닥쳐올지도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들은 보험에 가입하고 또 돈을 모으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지금 빚이 있다고 해서 수입의 일부를 따로 떼어 저축하지 않는다면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더 많은 빚을 지게 될 확률이 높다. 급한 돈이 필요해 고금리의 빚을 얻을 수도 있고 갚을 능력이나 계획도 없이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저축은 검소한 소비습관을 갖게 한다
선명한 재무목표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시간을 분배하여 저축하고, 건전한 소비습관을 갖고 욕망이 아닌 필요에 의한 지출을 하게 된다.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빚 갚는 것과 더불어 저축하기로 결심하면서 얻게 되는 결과이다.
흐르는 시간을 거슬려 저축하라
저축은 본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계획적으로 해야 한다. 이것은 목돈이 필요한 시점에 따라 저축 금액과 만기를 맞추고 예기치 못한 일들에 대비한 예비자금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저축은 저축하는 금액과 이자율 못지않게 기간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만일 시간이 지날수록 추가되는 이자부분이 커지면서 전체 저축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복리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다음의 표는 연 10%의 이율로 21세부터 8년 동안 저축한 경우와 29세부터 37년 동안 저축한 경우를 비교해 놓은 것으로써 투자기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 준다.
[21세부터 8년 동안 800만원 투자시]
연령 21세 28세 29세 40세 50세 60세 65세 합계금액
누적원금 100 800 800 800 800 800 800 800
수익금액 110 1,257 1,383 3,948 10,240 26,560 42,775 42,775
(매년 투자금액 100만원, 연 10% 금리, 단위: 만원)
[29세부터 37년 동안 3,700만원 투자시]
연령 21세 28세 29세 40세 50세 60세 65세 합계금액
누적원금 0 0 100 1,200 2,200 3,200 3,700 3,700
수익금액 0 0 110 2,352 7,854 22,125 36,304 36,304
(매년 투자금액 100만원, 연 10% 금리, 단위: 만원)
빚을 지고 있어도 저축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여유가 없더라도 한시라도 빨리 예비자금 통장을 만들고 노후자금을 위해 저축하라.
김진만·보아스파이낸셜클리닉 대표(재정 상담이나 더 많은 자료를 원하시면 www.boazfn.com으로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