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름, 아이들과 국산 3D 애니 한 편 어때요?

입력 2010-07-30 18:02


여름이 길게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휴가철 인파로 가득한 관광지 대신 아이들 손을 잡고 국산 애니메이션을 보고 오는 것은 어떨까.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다음달 1일부터 31일까지 자체 제작한 3D 애니메이션을 상영할 예정이다.



박물관이 야심차게 준비한 3D 애니메이션은 ‘알도둑 공룡 랩터’와 ‘해적 마테오’ ‘구름빵’으로, 특히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구름빵’이다. 백희나 원작의 이 창작 동화는 세계적으로 40만부 이상 팔렸고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1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큰 인기를 끈 콘텐츠다. 박물관에서는 ‘책 의사’와 ‘빨래가 바람에 날아간 날’ 등 두 편의 에피소드를 상영한다.

엄마가 구름을 떼어 만들어 준 구름빵을 먹고 실제로 날아오르는 상상력 넘치는 영상이 3D로 구현되는 장면은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다. 휴가를 겸해 춘천까지 드라이브할 결심만 할 수 있다면, 뮤지컬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가격(어른 4000원·어린이 및 청소년 3000원)에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뮤지컬 공연을 관람한 어린이들이 엄마더러 “나한테도 구름빵을 만들어 달라”고 졸랐다는 일화가 인터넷 관람기에 여러차례 올라왔는데, 애니메이션에도 되풀이될지 두고 볼 일이다.

공룡알을 지키는 뼈가 공룡으로 변신해 알을 찾는 내용의 ‘알도둑 공룡 랩터’, 하늘을 날며 해적질을 하는 돼지들의 모험담을 다룬 ‘해적 마테오’도 3D로 제작돼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른들도 오랜만에 동심에 젖어 보는 하루가 될 수 있을 듯.

“3D 입체영화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라는 박물관 측 호언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각종 애니메이션 자료를 발굴·수집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기록관이기도 하다. 마음먹고 갔다면 애니메이션의 기원과 탄생,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도 살펴보고 오자. 박물관 안에는 애니메이션에 사용되는 음향 효과 제작과정이나 인형 애니메이션 촬영을 체험할 수도 있게 돼 있다. 잔디밭과 카페테리아도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에겐 적격이다.

본격적인 영화제를 원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기다려 보는 것도 괜찮다.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가 다음달 11∼15일 부산MBC롯데아트홀과 동명대학교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영화제에서는 애니메이션과 어린이 영화 등 120여편이 상영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