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짜증낼 땐 성격검사 꼭 해봐야
입력 2010-07-30 17:38
여름방학 기간 아이에게 맞는 공부법 찾으려면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
김미숙(44·경기 장기동)씨는 이번 여름방학 때 아들 김제욱(12·경기 운양초 5)군의 학습지도에 이 병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 첫걸음으로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김포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펼치는 ‘실력쑥쑥! 공부방법’을 듣게 했다.
김씨는 “아이가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성격은 어떤지 검사해 아이에게 알맞은 공부방법을 알려 준다고 해 서둘러 예약했다”고 말했다.
검사결과 나온 제욱이의 스타일은 C(관습)R(실재)형.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면서 운동을 좋아하고 솔직한 스타일이다. 이 프로그램 지도교사 이묘신씨는 “제욱이는 요약 정리 스타일이므로, 수업시간에 그때 그때 중요한 것을 표시해 놓게 하고, 요점정리를 잘 하도록 지도하라”고 조언했다. 또 “성실하기 때문에 자기 일은 스스로 잘 할 것”이라면서 “잔소리를 길게 하면 잘 듣지 않는 스타일이니 엄마가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욱이는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미래의 자화상에 대해서도 배웠다”면서 “장래희망인 조종사가 되기 위해선 외국어를 잘 해야 되기 때문에 학원에 열심히 다니기로 했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김씨는 “이제 학원 가라고 잔소리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면서 강의를 잘 고른 것 같다고 좋아했다.
이씨는 “검사를 통해 자신의 학습 스타일, 성격 등을 알고, 시간관리방법 등을 배우면 공부에 능률을 올릴 수 있다”면서 “아이들은 성향이 바뀔 수 있으므로 매년 검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방학 때도 학원 다니느라 하루 일과가 빡빡하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학교 다닐 때보다 시간내기가 수월하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류은수 상담원은 “심리검사를 통해 아이의 장단점을 파악해 장점은 키워주고 단점은 보완해주고, 또 문제가 있을 경우 조기발견해 치유할 수 있으므로 꼭 한번 해보라”고 당부했다. 심리검사에는 지능·성격·진로적성·학습유형 검사 등이 있다.
류씨는 “검사가 매우 다양하므로 부모가 먼저 아이의 상태를 꼼꼼히 관찰한 뒤 전문상담사와 상담을 통해 검사 종목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아이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나쁜 행동을 한다면 반항한다고 야단치지 말고 성격검사를 해보라고 당부했다. 아이들은 우울증이 있을 때 이런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지능이 문제인지 학습장애가 있는지 지능검사를 해본 뒤 원인에 따른 대처를 하도록 한다. 중3 또는 고교생이라면 진로 적성검사는 필수다.
한국청소년상담원과 지역에 있는 청소년상담센터에선 다양한 심리검사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또 검사 뒤 필요한 경우 무료 상담도 가능하다. 청소년 긴급전화 1388(무선은 지역번호+1388)로 문의하면 가까운 센터를 추천받을 수 있다. 상담원 홈페이지(www.kyci.or.kr)에서도 대인관계, 학업, 진로 인터넷과다사용, 사회성 지수 등을 검사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직업적성검사는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워크넷(www.work.go.kr),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의 커리어넷(www.careernet.re.kr)에서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초·중·고등학생 수준에 맞도록 각각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 고선주 센터장은 “자녀들과 갈등이 있다면 부모도 함께 성격 검사를 받은 다음 상담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건강가정지원센터는 7월 현재 서울 26개 등 전국에 133개소가 있다. 상시로 무료 심리검사가 진행되고 있고,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무료 또는 실비로 다양한 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김포건강가정지원센터의 ’실력쑥쑥! 공부방법’처럼 방학특강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으므로 활용해보자. 특강은 건강가정지원센터 홈페이지(www.familynet.or.kr)에 상세히 소개돼 있다.
이밖에 한국가이던스(www.guidance.co.kr) 등 사설 기관 홈페이지에서도 온라인심리검사를 무료 또는 실비(3000∼5000원)로 할 수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