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대로 실천하는 강남의림한방병원 배철한 원장 “열악한 현실 미자립교회 목사·사모들 오세요”
입력 2010-07-30 18:36
“몸과 마음이 망가진 미자립교회 목사님과 사모님들을 돕고 싶습니다. 이분들은 대개 불안감과 우울증, 화 때문에 위장과 허리가 좋지 않습니다. 병원에 오셔서 영육의 재충전을 받으십시오.”
각 교단별로 탈진한 목회자 문제가 심각하다. 미자립교회의 열악한 현실에서 적은 성도를 붙잡고 마음고생을 하다보니 몸과 마음이 병들기 십상이다. 이런 현실에서 50병상 규모의 서울 방배동 강남의림한방병원이 탈진한 목회자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배철환(51) 원장이 손해를 감수하고 탈진한 목회자를 도우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신앙과 실천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10여명의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한 달간 돌봐드린다는 건 병원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하지만 말로만 하는 섬김과 사랑은 의미가 없잖아요.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은 미자립교회 목회자와 사모님을 돕는 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탈진 목회자에게는 병실에서 숙식이 제공되고 침 치료와 4가지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 뜸 등 한방치료가 병행된다. 이번 미자립교회 목회자 지원은 원목으로 활동 중인 이홍철(43) 목사의 역할이 컸다. 이 목사가 탈진한 목회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3년 전만 해도 그 역시 탈진한 목회자였기 때문이다. 배 원장과는 치료차 연결됐고 그때부터 병원 원목을 맡게 됐다.
“당시 교회 성도에게 사기를 당한 후 분노감에 왼쪽 눈이 반쯤 감겨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몸 상태가 바닥이 났습니다. 그런데 한방 치료를 받으면서 육체가 회복되니 영이 점차 회복되기 시작하더라고요. 몸과 마음이 고갈된 목회자의 심정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병원 교회는 매일 새벽기도회를 갖고 있으며, 수요예배와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병원은 비염 축농증 등 코 질환과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목회자에게도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병원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로부터 신청을 받고 심사 후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02-536-8200).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