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거미

입력 2010-07-29 19:21

김수영(1921~1968)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