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투우 전면 금지

입력 2010-07-29 00:50

2012년 1월부터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 지방에서 투우가 전면 금지된다.

투우의 본고장인 스페인 본토 지역에서 투우가 금지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991년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에서 금지된 적이 있다.

카탈루냐 의회는 28일 투우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8, 반대 55, 기권 9표로 통과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카탈루냐 지역 주민 18만여명은 “투우가 야만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풍습이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에 서명했다. 카탈루냐 독립당은 “이번 금지 조치는 정치적이나 민족적인 결정이 아니라 단지 동물 학대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투우 금지 이면에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하려는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바탕으로 경제 및 산업의 중심지가 된 카탈루냐가 스페인의 가장 오랜 전통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이 지역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와는 달리 투우의 인기가 이미 쇠락해 바르셀로나 1곳의 투우장에서만 주로 관광객을 상대로 공연이 이뤄져 왔다. 스페인 전체의 투우 공연은 연간 1000여 회로 이 가운데 바르셀로나에서는 15차례만 행해졌다.

배경이야 어떻든 카탈루냐 지역에서의 투우 금지 결정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투우가 존폐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