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용한파·치솟는 물가·쌓이는 가계 빚… 서민 3중고에 갇혔다

입력 2010-07-28 21:37

서민들의 체감경기 부진을 가장 뚜렷이 보여주는 것은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열악한 고용과 불안한 가계 살림살이다. 고용에서는 특히 청년실업이, 가계 살림살이에서는 빚과 실질소득을 갉아먹는 고물가 문제가 대표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연령대별 취업자 수가 20대(-9만4000명)와 30대(-2만7000명) 청년층만 유독 감소했다. 또 전체 실업률은 3.5%로 3개월 연속 3%대를 유지했지만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8.3%로 전월(6.4%)보다 무려 1.9% 포인트나 올랐다. 청년층이 실업 한파를 집중적으로 맞고 있는 모양새다.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청년실업의 경제적 파장과 근본 대책’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23.0%로 공식적인 청년실업률 8.6%의 3배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체감 실업률이란 주당 근로시간이 36시간에 못 미치는 취업자를 비롯해 취업 준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쉬고 있는 사람까지 사실상 실업자로 간주한 실업률이다.

소비의 중추인 2030세대가 직업을 갖지 못하는 것은 국가 경제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25∼29세 실업자의 소득 손실분을 추정하면 생애 전체적으로 1억990만∼1억2220만원이라고 밝혔다. 청년실업으로 1인당 소득세 징수액이 72만∼80만원 줄어드는 세수감소 효과까지 낳고 있다.

고용 부진에 이어 가파르게 오르는 생필품 가격도 가계에 주름살을 지우고 있다. 소득이 줄어든 상태에서 물가까지 치솟으면 소비 여력은 소진될 수밖에 없다.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오른 데 그쳤다.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인 신선식품 지수 상승률은 13.5%나 된다. 그 가운데 신선채소는 20.5%나 폭등했으며 신선과실은 7.5% 올랐다. 주부들이 장을 보기 무섭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한계에 달한 가계 빚은 가계는 물론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지난 1분기 말 국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저소득층의 금융비용 부담이 훨씬 커진다.

한국금융연구원 장민 연구위원은 “부채 만기 연장 등 채무 구조조정과 서민금융 활성화 등의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