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中企 체감경기 ‘극과 극’… 중기 업황전망건강도지수 석달째 내리막

입력 2010-07-28 18:21


인천 남동공단에서 재생 플라스틱을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는 A업체 대표는 8월이 두렵다. 최대 납품처인 대기업 근로자들이 여름휴가에 들어가면서 일감이 눈에 띄게 줄면서부터다. 그는 “대기업처럼 직원들 휴가를 보내지만 여유보다는 불안이 크다”며 “우리 물건이 제품으로 나가는 건설과 토목 업종이 비수기를 맞은 데다 계절적 요인이 겹쳐 다음달 매출 하락이 우려된다”고 한숨지었다.

호황을 넘어 활황을 바라보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기 체감지수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8일 중소 제조업체 143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92.8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SBHI는 지난 5월 101.4를 정점으로 6월 98.1, 7월 96.2를 기록한 뒤 9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SBHI가 100 이상이면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인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인보다 많다는 뜻이지만 100 이하일 경우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인이 더 많다는 뜻이다.

문제는 다음달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이자 비수기인 다음달의 경우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의 경기 전망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6일 매출액 6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585곳의 다음달 BSI는 100.7로 올 들어 최저치로 내려섰다. 대기업의 경기 전망과 실적 기대치가 줄어들면 납품업체인 중소기업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주거형 건축시장이 좋지 않은 데다 정부 재정으로 진행하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지난해보다 적고, 상반기에 조기 집행돼 7∼8월 체감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